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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땅 금호의 꽃 이야기

붉은 토끼풀



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지금도 교외에 나가면 흔히 접할 수 있는 풀, 꽃 중의 하나가 토끼풀 일겁니다.
흔히들 clover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풀이가 trefoil fodder plant라고 되어 있네요.
그 풀이를 보더라도 clover라는 이름보다는 토끼풀이라는 이름이 부르기 쉽고 더 정감이 듭니다. 그리고 풀잎이 부드러워 토끼풀이라고 부르지만 토끼뿐만 아니고 모든 초식 동물들이 좋아 할 것 같은 풀입니다..

아무튼 어렸을 때 시골에서 큰 사람들, 특히 여자 애들은 이 토끼풀의 꽃으로 반지를 만들기도 하고 행운을 준다는 돌연변이 네 잎 클로버를 찾기도 했을 것이고 남자 애들은 거기서 둥글며 뛰어 놀았던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돌이켜 생각하며 노래를 들어 봅니다.

Take me home country road (John Denver)

Almost heaven, West Virginia,
Blue Ridge Mountains, Shenandoah River.
Life is old there, older than the trees,
younger than the mountains, growing like a breeze.

Country Roads, take me home to the place.
I belong West Virginia mountain momma, Take me home, country roads.

여기 북쪽 땅, 금호지구에도 여기, 저기 토끼풀이 군생을 하고 있고 때가 되니 하얀 꽃들이 머리를 빼곡히 올라오기 시작하고 벌, 나비 그리고 딱정벌레까지 방문합니다.
그런데 저편 쪽에 붉은 색의 꽃 몇 개가 모여 있는 것이 눈에 들어 옵니다.
그 쪽으로 다가가 보니 붉은 색의 나비 모양의 작은 꽃이 수십 개 모여 큰 송이의 꽃 이삭을 이루고 있네요.
작은 꽃들이 모여 만든 꽃 이삭의 크기는 호두만 하고 풀잎은 모양도 토끼풀과 비슷하게 세 장의 잎으로 되어 있으나 모양은 길며 잎의 간격이 벌어져 있고 풀의 줄기는 약간 넝쿨 성질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위로 치고 올라오고 거기에서 나온 꽃대도 키가 훤칠하니 큽니다.
대형의 밀집 군락지를 이루지는 않았지만 한 무더기씩 모여서 살고요.
이리 저리 살펴 가며 카메라에 담는데 꽃이 핀 모양도 다양합니다.
한 송이의 꽃에서도 앞 쪽은 피었으나 뒤쪽은 아직 피지 않은 등 개화시기가 다른 모양이고 꽃송이의 위쪽은 붉은 색인데 아래 쪽으로 내려오며 흰색으로 변하여 전체로는 따뜻한 느낌을 주고요.
이렇게 이 꽃을 처음 만났는데 그 뒤로도 가끔 만나게 됩니다.

도감을 찾아 봅니다.
“붉은토끼풀”이랍니다.
그리고 목, 과에 대한 해설과 꽃 모양과 잎, 줄기의 특성을 전문적인 용어로 기술 되어 있고 외래종이랍니다.
북쪽에서 처음 만난 꽃이라 특별한 이름을 갖고 있는 꽃이기를 기대 했었는데 붉은색의 토끼풀이라니 맥이 풀리긴 하지만 그래도 처음 보는 꽃이니 소중하기만 합니다.

노래를 계속 들어 봅니다.
I hear her voice in the morning hours
she calls me, the radio reminds me of my home
far away, and driving down the road.
I get a feeling that I should have been home yesterday, yesterday,

Country Roads, take me home to the place.
I belong West Virginia mountain momma, Take me home, country roads.
~후렴 반복~
Take me home, country roads. Take me home, country roads.

토끼풀밭과 그 위에 핀 하얀 꽃을 보면 어릴 적에 살았던 시골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같이 놀던 동무들의 모습도..
그런데 하얀 토끼풀꽃 대신에 붉은 토끼풀꽃을 연상하니 노랫말과 더불어 떠오르던 어릴 때의 풍경들이 사라집니다.
역시 토끼풀은 하얀 색이어야 우리 정서에 맞는 모양이지요?

귀국하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이제야 얼굴을 내밀었네요.

한발물러 세상보기, 오늘은 붉은 토끼풀을 보았습니다.
040313 강지니..


kangjinee...^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