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의 금호지구에도 여름이 깊어 갑니다.
틈만 나면 맥주와 안주를 챙기고 수경과 스너클(snorkel)들고 앞 바다로 뛰어들어 어린애들처럼 물놀이를 즐기고 모래 밑에 지천으로 숨어 있는 조개사냥을 합니다.
그러다간 술이 적당히 오르면 행장을 수습하곤 여기저기 꽃을 찾아 다니는데 모래 섞인 풀밭이나 솔밭에는 돌나물 비슷한 풀이 노란색의 단아한 꽃을 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띕니다.
자주 보는 꽃이지만 눈에 띄면 주저앉아 이 꽃을 한참동안 보다가 사진을 몇 컷 담곤 하지만 내공이 부족해서인지 제대로 초점이 잡히지 않습니다.
보면 볼수록이 꽃의 순결하고 고귀한 자태에 감탄을 하면서 누구한 사람에게만 이 꽃을 주어야 한다면 주저 않고 집사람을 꼽을 정도로 매력이 있는 꽃입니다.
이 꽃을 처음 만난 것이 7월 초순경 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네요.
여느 일요일 아침과 같이 조식 후 성당에서 공소예절을 드린 다음 골프연습을 하고 바다로 나갈 준비를 하기 위해 방으로 돌아오는데 길옆 잔솔나무 아래에 노란색 꽃이 보입니다.
연한 노란색 꽃잎이 위쪽에는 두개로 갈라져 있고 아래쪽에 세 개로 갈라져 있으며 그 사이에는 도톰하게 살이 돋아 있는데 짙은 노란색을 띄고 있네요.
꽃을 표현할 때 아름답다는 말보다는 예쁘다는 말이 제격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 꽃만큼은아름답다는 수식만이 어울리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고요.
아마도 성숙함이 느껴지는 꽃이라 그런 것 같고요.
보면 볼수록 멋있는 꽃입니다.
꽃을 설명할 때 쓰는 화관이니 화서니 부관이니 하는 전문용어하고는 관계없이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귀금속으로 아주 조그맣게 빚어 놓은 격조 높은 소품 같은 느낌이랄까요?
또한 꽃의 색감은 갓 깨어난 노란 병아리처럼 부드럽고 따뜻함이 배어 나옵니다.
한참을 보고 있으면 고귀한 신분의 아름다운 여인이 턱을 약간 들고 눈은 아래로 살짝 내려 뜨고 도도하면서도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분위기가 연상되고요.
이 꽃의 이름이 “해란초” 랍니다.
바다의 난초라는 뜻인지..
아마도 꽃의 모양이 일반 꽃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또한 고귀함이 배여 있어 ‘란’이라는 이름을 붙여 준 것 같습니다.
내공이 낮아 이 모습, 저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지만 컴퓨터에 내려 놓고 보면 입체적인 꽃이라 초점이 흩어지고 또한 밝은 꽃의 색갈 때문인지 그 입체감이표현되지 못합니다.
그러다 어느날 해질 무렵에 이 꽃을 만나 다시 찍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초점도 그런대로 모아졌고 또입체감도 조금은 살았는데 육안으로는보이지 않던 미세한 솜털까지도 보입니다.
화면에 제 크기로 다 띄워놓고 부분적으로 살펴보니 가운데 도톰한 부분에서 또 다른 어떤 느낌이 오네요.
고귀하고 도도한 여인이 섬세하고 부드러운 애무에 가빠지는 숨결을 참으면서 달작지근한 입김을 내쉬는..
그러면서도고귀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잃지 않는..
강지니의 한발 물러 세상보기…
오늘은 사랑하는 두 남녀의 애절한 마음을 그린 노래를 들으며 해란초, 이 아름다운 꽃을 보고 또 보고 합니다.
I Owe You - Carry & Ron -
You believe, that I've changed your life forever.
And you're never gonna find another somebody like me.
And you wish, you had more than just a lifetime.
To give back all I've given you and that's what you believe.
* But I Owe You, the sunlight in the morning.
And the nights of all this loving that time can't take away.
And I Owe You, more than life, now more than ever.
I know that it's the sweetest debt I'll ever have to pay.
I'm amazed when you say, it's me you live for.
You know that when I'm holding you, you're right where you belong.
and my love I can't help but smile with wonder.
When you tell me all, I've done for you.
'Cause I've known all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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