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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땅 금호의 꽃 이야기

달개비- 울어서 눈이 부은...


달개비는 어렸을 때 많이 보았고 이름도 알고 있었는데 북쪽 금호지구에도 많이 눈에 띄는 꽃입니다.
여름의 아침나절 이슬이 채 가시지 않았을 때 이곳 저곳 풀섶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낯익은 꽃을 만났는데도 이름이 입속에서 뱅뱅 돌기만 하고 밖으로는 나오지는 않네요.
사진을 담아 와서 꽃을 많이 아는 사무실 동료에게 물어보니 “달개비”라고 하는데 그때서야 “그렇지 달개비였지!’”하고 생각이 납니다.
그 친구 이 꽃에 담겨있는 옛 이야기도 하나 덧붙여 주는데 대략 다음과 같고요.

옛날에 남자 둘이 서로 힘 겨루기를 하다가 물에 빠졌답니다.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자 새벽이 오면 죽은 것이 기정사실로 될까 봐 안식구 둘이 닭의 목을 꼭 쥐어 울지 못하게 하였지만 그래도 날이 밝았고 남편들이 돌아오지 않았고요.
그러자 안식구들도 그 자리에서 죽었고 거기서 피어난 꽃이라 닭개비/달개비라는 이름이 생겼다네요..

도감을 봅니다.
꽃 이름은 “닭의장풀”인데 그 외 닭개비, 달개비, 닭이장풀, 닭의밑씻게, 닭의꼬꼬, 압척초로 불린답니다.
북쪽도 “닭개비”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아마 닭의 머리, 벼슬과 닮아서 이런 이름들이 생긴 것 같고요.
실제 이 꽃의 꽃잎은 두개인데 도감에는 세개로 되어있습니다.
좀더 읽어 보니 위 부분의 두개는 크고 벽색/하늘색이지만 나머지는 작고 무색이라 두개로 보인답니다.

도감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도감에 사용되는 용어들이 너무 어렵습니다.
물론 책 뒤에 꽃, 잎, 열매 등에 대한 도해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만 있고 도감에 쓰인 많은 용어들이 빠져 있어 때로는 화가 많이 납니다.
하지만 도감의 저자들은 훌륭한 분들이니 무식한 나 자신에게 화를 낼 수 밖에..
그래도도감은 무식한 사람을 위한것이지훌륭한 분들을 보라고 만들지는 않았을 텐데..

꽃을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꽃의 모양은 닭의 목을 꽉잡고 있는 아낙네의 모습은 연상되지 않습니다.
그 보다는 아주 여리고 맑은 소녀의 이미지가 풍깁니다.
뒤쪽의 꽃받침 잎은 머리에 귀여운 머리핀을 하나 꼽고 있는 형상이고요.
연한 푸른색 꽃잎 두장은 까닭 모를 슬픔에 눈물이 고여 약간 부어 오른 모습이고
그 눈물 몇 개가 굴러 내려 코끝에 맺혀 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슬픈 것과 제일 견디기 힘든 것이 무얼까요?
Melaine Safka의 노래를 들으며 소리 죽여 눈물 흘리는 소녀 같은 꽃, 달개비 꽃을 바라 봅니다.

(노래는 안 붙였습니다.)


The Saddest Thing

And the saddest thing under the sun above,
Is to say goodbye to the ones you love.
All the things that I have known
Became my life my very own.

But before you know you say goodbye.
Oh, good time, goodbye It's time to cry.
But I will not weep nor make a scene.
Just say "thank you, life for having been."

And the hardest thing under the sun above,
Is to say goodbye to the ones you love.
No I will not weep nor make a scene.
I'm gonna say "thank you, life for having been."

And the loudest cry under the sun above,
Is to silent goodbye from the ones you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