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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땅 금호의 꽃 이야기

별꽃-보석처럼 빛나는 꽃




북쪽의 계절도 우리와 같아 9월이면 한낮은 뜨겁지만 아침저녁으론 서늘하니 가을입니다.
날씨가 맑아 공사현장(KEDO)의 전경 사진을 담으려고 차를 전망대 쪽으로 돌립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전망대에 올라서니 발전소 현장이 한눈에 들어오고 바로 옆에 있는 호수, 현금호 너머로 북측의 동네들이 올망졸망 보입니다.
현장 전경과 호수 그리고 멀리 북측마을 등 몇 컷을 담고 차로 돌아 오는데 풀섶에서 무언가 움직이네요.
뱀 한 마리가 일광욕을 즐기다가 인기척에 놀라 급히 풀섶으로 숨어 버리는 모양입니다.
가을 뱀은 독이 많이 올라 약효가 으뜸이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던데..
뱀이 숨어버린 풀섶에 무심코 지나치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로 조그맣고 하얀 꽃 몇 개가 눈에 들어 옵니다.
꽃 앞에 쭈그리고 앉아 살펴 봅니다.
열 개의 꽃잎이 두 개가 한 쌍이 되어 다섯 방향으로 배열된 것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보니 반대로 다섯 개의 꽃잎이 별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꽃잎이 깊게 갈라져 열 개로 보이는 모습이네요.
다섯 개의 꽃잎 사이로 꽃받침이 보이는데 여린 솜털이 많이 보이고 전체 꽃받침의 모습은 별 모양을 이루고요.
초가을의 밝은 햇살에 꽃잎은 하얗게 눈이 부시고 별 모양의 꽃받침 가장자리와 주변의 솜털도 하얗게 빛납니다.
꽃이 너무 작아(직경 5mm) 초점을 맞추기가 힘들어 뜨거운 햇볕아래 30여분을 씨름하여 겨우 몇 개를 담았네요.
사진을 본 직원 하나가 보석처럼 빛나는 꽃이라며 ‘보석꽃’이라고 부릅니다.

도감을 뒤져 봅니다.
개화시기, 풀의 키 그리고 꽃의 크기 등은 도감의 내용과 맞지 않지만 꽃 모양이 도감과 똑 같이 생겼으니 그냥 ‘별꽃(Stellaria Media Villars)’으로 이름을 붙입니다.
아마도 개화시기가 맞지 않고 아니면 지형적인 조건이 맞지 않아 성장을 제대로 못해 키도 작고 꽃의 크기도 작은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구요.
몇 개의 꽃 중에는 꽃잎이 하나 빠져버린 것도 있는데 빛은 더 발하는 것 같습니다.

몇 해전 집사람이 화분 가득히 무슨 풀인가를 길렀는데 나중에 안개꽃 보다도작은 하얀 꽃이 가득 피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그 꽃을 ‘아기별꽃’이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 꽃의 모양은 이 꽃처럼 가운데가 갈라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화가 고흐가 그림을 그리는 밤, 밤하늘에 총총하게 떠있던 별들이 아마도 이 ‘별꽃’처럼 보석같이 빛나던 별이 아닌가 생각하며 노래를 들어 봅니다.

Vincent (Don McLean)

Starry, starry night, paint your palette blue and gray.
Look out on a summer's day with eyes that know the darkness in my soul.
Shadows on the hill, sketch the trees and the daffodils
Catch the breeze and the winter chills in colors on the snowy linen land.

Now I understand what you tried to say to me.
And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and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 did not know how,
perhaps they listen now.
~후략~

다시 보아도 역시 보석같은 꽃입니다.
오늘은 보석같이 빛나는 꽃, 별꽃을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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