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10일 저녁, 회사산악회의 2월 정기산행을 오대산 노인봉으로 떠납니다.
<진고개-장비점검>
<기념사진>
<노인봉 하산>
<노인봉의 눈>
<뒤풀이>
<등산로>
작년 2월에 소금강-노인봉-진고개로 코스를 엄청난 눈이 내려 소금강매표소까지 눈속 트래킹만 신나게 하고 돌아왔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고개-노인봉-소금강으로 일정을 잡아 출발합니다.
사실 노인봉은 오대산과는 별개의 산인데 오대산과 같이 묶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같이 부르는게 습관이 된 모양입니다.
<진고개-장비점검>
버스가 출발하자 여느때처럼 반갑주를 서너순배 돌리고 눈을 붙였는데 벌써 진고개에 도착했다네요.
시계를 보니 02시 45분입니다.
일기예보에는 오전중에 약간의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버스에서 내리니 눈이 시려서 뜰 수 없을 정도의 추운날씨에 눈발이 섞인 칼바람이 몰아칩니다.
장비를 점검하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눈이 깊이 쌓인 등산로위에 누군가 한사람이 지나간 발자국이 외길로 깊게 나 있어 이것을 따라 갑니다.
<산행중>
평평한 구릉지대를 지나 오르막 경사면을 오르다 보니 그 외줄기 발자국도 없어지고, 1m정도의 높이로 쌓여 있는 눈속에서 여기도 등산로 같고 저기도 등산로 같고......
선두의 몇 사람이 흩어져 나무에 붙어 있는 '수목안내판'과 이정목을 찾아 길을 개척하면서 가다보니 능선에 오르고 서야 설피를 신고 지나간 흔적이 해드랜턴의 불빛에 희미하게 나타나 이 것을 따라갑니다.
눈이 많이 쌓여있어 걷다가 균형을 잃고 한쪽 발에 약간의 힘을 가하면 눈이 푹 꺼지면서 무릎위까지 눈에 빠집니다.
빠지고 넘어지고 하면서 가다보니 어느덧 노인봉 아래에 도착하였합니다.
그렇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라 여기서 50m 정도 아래에 있는 대피소에서 좀 쉬다가 가기로 합니다.
대피소에 도착하니 05시 50분입니다.
눈이 많이 쌓이고, 또 길을 찾아 헤메다 보니 시간이 지체된 것 같네요.
<노인봉 대피소-가운데 수염을 기른분이 쥔장입니다.>
노인봉 대피소에 도착, 움막의 문을 두두리니 수염을 기른 관리인이 부시시 문을 열고 나옵니다.
대피소는 숙박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하여, 그 앞 공터에서 일단 휴식을 하기로 합니다.
컵라면의 물을 끓이는 동안 주인장에게 노인봉에 올랐다가 소금강계곡으로 하산을 할 것이라고 했더니 정색을 하면서 길이 뚫리지 않아 위험하다고 말립니다.
진고개에서 오는 동안 따라왔던 설피 자국은 이 아저씨가 어제 아침에 올라온 자국이라고요.
즉석에서 의견을 모아 어린 아이들도 있고 하니 아쉽지만 다시 진고개로 내려가기로 결정을 하고 뜨거운 컵라면, 따끈한 어묵국물에 술 몇잔과 커피 등으로 몸을 녹입니다.
약한 눈발이 내리고 하늘에 별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구름으로, 일출의 기대는 접기로 하고 행장을 수습하여 온길을 되집어 노인봉으로 향합니다.
<노인봉에서>
노인봉으로 올라가는 길로 접어들어서자 지금까지 보였던 키큰나무들은 보이지 않고 키작은 나무들만 있는데 그래도 길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무 중간까지 눈이 쌓여 있어 어디가 길인지 구분이 되지 않고, 발이 눈 속에 빠지면 허벅지 까지 쑥 들어갑니다.
며칠 전 눈이 오고나서 아무도 노인봉을 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빠지면 기어서 나오고 어쩌고 씨름을 하다보니 노인봉에 도착, 바위봉우리에 올라서니 06시 50분 입니다.
다행히 꼭대기에는 눈발이 조금씩 내리고 있지만 바람은 그다지 불지 않아 그렇게 춥지는 않습니다.
후미를 기다리며 노인봉 표석과 같이 사진을 담고 주변을 둘러보지만 아직도 어둠이 깔려있어 보이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기념사진>
후미까지 다 올라온 후에 노인봉 표석주위에 둘러앉아 단체기념사진을 담고나서 혼자 또는 끼리끼리 모여 노인봉 표석을 안고 사진을 찍습니다.
바람은 없지만 꼭대기 주변이 너무 좁아 자리를 펴기는 그렇고......
<노인봉 하산>
대충 사진 찍기를 마치고 나니 주변이 밝아오고 일행은 노인봉에서 내려 갑니다.
그냥 내려가기는 무언가 아쉬워서 서너명은 내려가지 않고, 주변이 밝아지자 주변사진을 몇 컷 담은 후에 노인봉을 내려갑니다.
<일출>
사진을 몇 컷 담고 노인봉의 바위를 내려오는데 조금전까지 하늘을 꽉 채웠던 구름들이 한쪽으로 물러가고 이미 떠올라 구름속에 숨어 있던 붉은 해가 얼굴을 드러냅니다.
바다에서 올라오는 것은 보지 못했지만 이것만 해도 어디입니까?
서둘러 몇 컷을 담습니다.
<노인봉의 눈>
먼저 내려간 일행을 따라잡기 위해 서둘러 걷다보니 발이 눈속으로 푹 빠집니다.
스틱의 손잡이까지 빠져있는 것을 보니 이 정도만 빠진 것은 발바닥의 면적 덕분인 것 같고요.
뒤에 따라오던 친구가 웃으면서 이것도 기념이라며 한 컷을 담아줍니다.
<설경>
<설경>
올라올때는 어두워서 못 봤는데 눈이 쌓여 있는 주변 경치가 한 풍경합니다.
눈에 빠지고 넘어지고, 눈에 눕고, 업드리기도 하다가 경사면에서는 엉덩이로 눈썰매도 타고......
올라간 길을 다시 내려오지만 눈 때문에 하산길이 지루하지를 않습니다.
<동대산 설경>
<동대산 설경>
눈을 즐기면 내려오다 보니 동대산으로 보이는 진고개 건너편 산의 설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Y자 골자기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산줄기가 미끈하게 잘 빠진 산입니다.
<억새밭 눈길>
<억새밭 눈길>
먼저 내려간 일행들이 억새밭으로 난 눈길을 따라 걷고 있습니다.
새벽에 올라올때 눈발과 세찬바람으로 힘들게 맞아 주더니, 이제는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포근한 눈길로 인도를 하고 있습니다.
저 길 아래의 진고개에 도착하니 이제야 아침 09시 10분이네요.
무박산행을 자주 하지만 이렇게 일찍 산을 내려온 것은 처음이네요.
눈 덮인 소금강의 설경을 보지 못하여 섭하기는 하지만,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 밭을 걷는 산행으로만도 좋은 산행이었습니다.
<뒤풀이>
진고개 아래의 계곡에 있는 식당에서 뒤풀이를 합니다.
아쉬운 건 우리 일행이 다 들어갈 수 있는 넓은 방이 없어 두 방으로 나눠서 건배를 한것이고요.
서울에 돌아오니 벌건 대낮이네요.
해산을 하고난 다음 호프집에서 회장과 몇사람이 모여 호프 몇 잔을 마시면서 다음달 시산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산행을 마감합니다.
<등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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