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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돌이

하롱베이(1/4) - 베트남

1998년말에 월남(越南)에 있는 현장으로 부임하였습니다.
대충 현장 업무를 파악한 뒤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롱베이(Halong Bay)를 둘러보러 갑니다.
Halong은 한자로 표기하면 下龍으로 옛 전설에 따르면 외적이 이 쪽으로 침략을 하면 용이 내려와 불을 토하여 섬멸하였으며, 그 때의 불꽃들이 수천개의 아름다운 섬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아쉬운 것은 당시에 디카가 없어 자동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는데 이를 다시 디카로 옮기다 보니 화질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


<하롱베이>
하롱市의 부두에서 유람선을 전세내어 하롱만 관광을 시작하는데 바다는 뿌연 연무에 가려있습니다.
하노이를 비롯한 북부지방은 12월부터 그 다음해 4월까지는 항상 안개가 끼어 있는 시기입니다.
그 덕분에 미국과 전쟁을 하면서도 이 기간에는 미공군의 공습에도 큰 피해를 받지 않았다고요.
이 시기에는 하롱베이도 뿌연 안개에 잠겨있어 뚜렷한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맛볼 수 있습니다.


<하롱베이>
하롱베이의 입구에 있는 암벽위에는 유네스코의 인류문화문산 마크가 새겨져 있습니다.
월남 수도인 하노이는 한자 표기로는 河內가 되는데 아마도 우기에 온 시가지가 물로 뒤쌓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인것 같습니다.
이 하노이의 옛이름은 탁롱(Thang Long)으로 한자로 표기하면 登龍정도가 되겠는데 이쪽 하롱의 下龍과 대비가 되고 있습니다.

<하롱베이의 해산물 파는 쪽배>
전세낸 유람선을 타고 하롱베이로 들어가면 위와 같은 조그만 배들이 접근을 합니다.
배에는 게, 새우, 생선 등의 해산물 등을 싣고 다니며 유람선 승객들에게 즉석 요리를 해주기도 하는데 소주, 초장 그리고 냉이고추(와사비)를 갖고 가면 싱싱한 생선회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생선회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것을 꼭 집고 넘어갈까합니다.
이 쪽에 와서 주의 할 것은 한국식당에서 '다금바리' 생선회를 제주도의 1/10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사실은 제주도의 다금바리와는 종류가 틀린 생선입니다.
그리고 제주도의 1/10가격이지만 이쪽 물가수준으로는 엄청 비싼 가격이 되겠고요.


<석회동굴 티엔꿍>
유람선은 제일 먼저 띠엔꿍(Tiencung)의 석회동굴로 우리를 옮겨줍니다.
띠엔꿍은 한자로 표기를 하면 천궁(天宮)이 되겠는데 동굴이 천국에 있는 궁과 같이 아름답다고 하여 그렇게 부르는 모양이고요.


<석회동굴 띠엔꿍>
동굴의 규모는 조금 큰 규모인데 요소 요소에 적절하게 조명을 하여 휘황스러움을 표현하려고 애쓴 흔적이 많이 보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여러 동굴을 본 사람이면 그냥 그렇구나 하는 정도이고요.


<하롱베이>
잠시 이나라의 국호에 대해 알아봅니다.
우리는 이 나라가 남북으로 분단되어 전쟁을 할 때 미국, 한국 등의 지원을 받는 남쪽을 "월남"이라고 하였고 북쪽을 "월맹"이라고 불렀는데, 그러다 보니 지금도 월남이라면 남쪽을 지칭하는 말로 아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롱베이>
월남(越南)은 베트남의 남부를 나타내는 말이 아니고 이쪽 말 "Vietnam"의 한자표기입니다.
즉, 베트남의 한자표기가 '월남(越南)'이고 영어 표기는 이쪽 발음 그대로 Vietnam(베트남)입니다.
越南이라는 국명은 옛 부터 越나라의 남쪽이라 그렇게 부른것 같은데 혹자는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일곱번 풀어주고 여덟번을 잡았다는 맹획이 이 월남 사람이라고 하는데 이쪽에서 들어보니 그렇지가 않다고 하네요.


<하롱베이>
배는 천천히 하롱베이의 이 섬, 저 섬 사이를 유유히 흘러갑니다.
이쪽의 명물중의 하나는 배위에서 생활하는 선상마을과 해상동굴인데 옛날 사진을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습니다.
해상동굴 앞에서는 배를 잠시 멈추고, 조그만 배로 갈아 탄 다음 바위밑으로 뚫린 동굴을 들어가기도 했고요.


<하롱베이>
호수 같은 바다위를 흘러가는 배위에서는 아까 만난 쪽배에서 시킨 해산물과 생선회에 소주파티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비록 새우는 푹 삶고, 생선회는 칼로 썰어서 물에 다시 씻어 내놓은 것이지만, 이국의 절경을 바라보며 배위에서 어우러지는 참이슬, 초장, 냉이고추 그리고 일본에서 만든 긴꼬망 간장이 있어 행복하기만 합니다.


<하롱베이>
술 한잔에 사진 한 컷씩 담다보니 주기가 도도하게 오르고, 안개속에 잠겨있는 섬들도 취기가 오르는지 몽롱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줍니다.
취기도 오르고 거기에 배도 조금씩 흔들리다 보니 이 때 찍었던 필름을 나중에 인화를 하여 보니 사진들이 엉망이네요.


<하롱베이>
유람선은 시간단위로 전세를 내게됩니다.
네시간 코스, 여섯시간코스, 여덟시간 코스 등으로 기억이 되는데 보통 네시간 짜리만 빌렸는데 추측에는 더 긴 시간 배를 빌려도 도는 코스는 동일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배위에 있는 시간은 길지만 배의 속도를 천천히 하다보면......
물론 현지인들과 같이 타는 일반 유람선도 있지만 오늘처럼 여흥을 즐기기에는 이렇게 전세를 내는게 좋겠구요.


<하롱베이>
이 섬을 지나는데 우리를 가이드한 현지 직원이 '007'의 무슨 영화를 여기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장황하게 설명을 하는데 기억이 나는것은 별로 없고요.
영화관람을 별로 즐기지 않아 그런가 보다 합니다.


<하롱베이>
비슷한 주변 풍경이 계속되어 지루해지고 애 꿎은 참이슬만 축을 내다보니 하롱시의 부두에 도착을 합니다.


<월남북부의 지도>
kangjinee......^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