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28일, 구룡연코스를 다녀와 점심식사를 한 후에 일행 66명 중에 전에 방문했던 사람 7~8명을 제외한 나머지 전원이 두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삼일포로 향합니다.
<봉래대>
<와우도>
<장군대>
삼일포는 바다가 융기하여 생긴 석호의 일종인데 신라 때 화랑인 안상, 술랑, 영랑, 남랑 4명이 삼일간 지내다 갔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라는데 안내원인 '박조장'도 누군가 여기에 왔다가 경치가 하도 좋아 3일을 머물고 갔다고 설명을 하는데 북측이 지정한 천연기념물 제 218호랍니다.
<봉래대>
버스가 주차한 곳에서 길을 따라 내려가니 멀리 현대식 건물이 호반가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단풍각인가 뭔가 하는 북쪽에서 운영하는 식당인가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 있는 것을 보고 발길을 돌려 호수가의 관광로로 향합니다.
삼일포를 웹에서 검색해보니 이 삼일포에는 고려 충선왕 1년(1309)에 강릉 존무사 김천호 등 지방관리와 승려 지여 등이 삼일포에 매향비<埋香碑)를 세웠다는 내용의 글 한 꼭지가 보입니다.('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금강산 삼일포의 매향비 )
<와우도>
삼일포의 바닥은 모래로 되어 있고 물이 맑아 수심이 13m인 바닥까지 다 보인다는데 확인은 하지 못했지만 물은 맑아 보였습니다.
그 한 가운데에는 소가 업드려 있는 형상이라는 와우도가 떠있고 그 주변에는 또 다른 돌섬들이 보이는데 송도, 단서암 등의 바위섬과 화랑들이 머물던 자리에는 사선정, 무선대 등이 있답니다.
이 매향비는 원의 침공을 받아 숫처녀와 내시를 공물로 바치는 등 원의 횡포가 자못 극심하였고 대표적 종교이던 불교의 타락도 극에 달하고 있던 때에 향을 묻고 미륵이 오기를 기원하면서 변방의 지방관리들이 세운 비석이랍니다.
<봉래대에서 삼일포>
<봉래대에서 삼일포>
삼일포의 관광로를 따라 오면 위 사진에서 보이는 철제 계단을 내려와 밑으로 나 있는 도로를 따라 봉래대에 오르게 됩니다.
매향비는 미륵신앙과 맞닿아 있는데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곳에 향을 묻는 침향에 그 비밀이 있답니다. 사찰에서 피우는 향은 그을음이 생겨 해마다 불상을 닦아 주어야 하는데 침향(沈香)은 그을음이 없어 아주 귀하게 여기고 있으며 약재로도 사용되는 등 신성시 여기는 향이랍고요.
사리함을 보면 금동으로 감싼 사리함 안에 사리를 담아 두는 옥함이 있는데 옥합 속에 사리와 직접 닿는 부분만큼은 침향으로 만들었고 또한 명품이라는 불상 중에도 침향을 파서 조각한 것이 많이 있다고 하는데 침향에 대한 옛사람들의 경외심이 배어나오는 증거랍니다.
<사선정과 돌섬들>
<사선정과 돌섬들>
봉래대에 오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올라 있고 그 앞에는 북측의 안내원 처자가 앞에 모인 사람들에게 이 삼일포에 대한 설명이 한창인데 끼여들 자리가 없어 사람이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잔잔한 수면의 삼일포 사진을 담아 봅니다.
이 침향은 나라가 어지럽고 민중이 핍박을 받을 때 향목을 바다와 민물이 합수하는 곳의 펄에 묻어 두면 이무기가 천년이 되면 용이 되어 승천하듯이 향목도 침향이 되면 이런 승천의식처럼 물 위로 떠 오르는데 미륵하생을 기다리는 민중들에게 침향의 부상은 바로 새로운 세상의 떠오름으로 여겨졌나봅니다.
<와우도>
<와우도>
소가 업드려 있는 모양을 닮았서 와우도라고 불린다네요.
삼일포의 매향비는 각 종 문헌에 많이 나오고 그림으로도 남아 있는데 그 옛날에도 금강산의 탐방코스로 이 삼일포에 오면 배를 타고 단서암에 가서 고단한 민중의 삶을 구원하고자 했던 지방관리들의 서원이 배여있는 매향비를 보는 것이 관례였던 모양이라고요.
<봉래대에서 본 삼일포 전경>
<봉래대에서 본 삼일포 전경>
우리를 안내하는 각 '조장'들이 버스에서 북측안내원 아가씨들에게 노래를 시키라고 은근히 유도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 쪽에서 북측 안내원 아가씨에게 노래를 청하는데 강요하다 싶이 하고 노래가 끝나자 조장이 암시했던데로 세 곡을 청합니다.
이 매향비는 1926년에 일본인 등전량책(藤田亮策)이라는 사람에 의해 소개되었는데 그 뒤로 매향비가 간 곳 없이 사라지고 탁본한 비문만 전해 지고 있답니다. 높이 60Cm에 불과한 작은 비였으니 집어가려고만 했다면 손쉬운 일일 것이고 아니면 누군가 미륵의 당래하생을 서원하면서 향을 묻듯 삼일포 깊은 물에 던져 버렸을 지도 모른다고 글쓴이인 주강현씨는 기술을 하고 있습니다.
<장군대>
삼일포의 주변 바위의 평평한 면에는 어김없이 글씨가 새겨져 있는데 그나마 빨간 색은 많이 제거 되었습니다.
봉래대에서 내려와 흔들다리를 건너 장군대에 오르는데 여기도 북측 처자가 장군대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뻔한 이야기일 것 같아 주변을 둘러보며 사진을 담습니다.
매향비에는 40행 369자의 글씨가 새겨져 있는 모양인데 아마도 남아 있다는 탁본에서 확인을 한 것 같습니다.
'죽부인전'의 작가라는 이곡이라는 사람이 매향비가 세워지고 40년이 지난 1349년 가을에 삼일포를 찾았는데 <초사을에 일찍 일어나 삼일포에 이르러 배에 올라 서남쪽 조그만 섬에 오르니 덩그런 큰 돌이 있고 그 꼭대기의 돌벽장에는 석불이 있으니 세칭 미륵당이다.>라는 내용을 동문선에 전해지는 동유기에 기록했는데 그 때까지는 미륵당도 있는 미륵신앙의 한 장소였던 모양이라고요.
<장군대에서 본 삼일포>
<장군대에서 본 삼일포>
안내원의 설명이 끝났는지 여기서도 북쪽 안내원들에게 노래를 강요(?) 합니다.
처음 북측 사람을 접하는 호기심이 있더라고 몇 곡씩 노래를 시키는 것은 참 보기가 싫었습니다.
그 아가씨들이 가수처럼 아주 노래를 잘하여 듣고나면 감동을 받는 것도 아니고......
한참 후 끝까지 남아있던 사람들이 오는데 북측 처자의 노래를 세곡이나 들었다고 자랑(?)입니다.
주강현 작가는 삼일포 관광을 하면서 <매향비를 생각하며 가슴이 벅차 잠시 숨이 막혔다고 기술을 하고 있는데 이 곳에는 매향비에 대한 안내문도 없고 남측은 물론 북측의 안내자들도 몰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그랬는지 매향비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더라>고 합니다.
나는 북측 안내원들의 설명을 듣지 않아 모르겠는데 우리의 안내원인 '박조장'은 매향비에 대한 안내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작가는 바램 한마디를 붙여 놓고 글을 맺음합니다.
<사라진 삼일포 매향비가 혹시나 말법의 상징처럼 존재하는 분단상황이 종식되고 통일시대가 오면 비로소 그 비밀스러운 자태를 세상에 드러내지 않을까.>
<평양모란봉 교예단>
<평양모란봉 교예단>
삼일포에서 돌아와 바로 '평양모란봉 곡예단'의 공연을 관람을 보러 가는데 '박조장'이 별로 즐겁지 않은 표정으로 보시고 나면 어떤 느낌이 들것이라고 암시를 합니다.
갖가지 묘기와 곡예를 부리는데 잘한다는 것보다는 저렇게 하기까지 얼마나 혹독한 훈련을 했을까 하는 생각과 인체를 너무 혹사 시키는 공연을 보고 박수를 치는 우리는 어떤 부류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잘보았다는 맘 보다는 좀 울적한 기분이 됩니다.
공연중 사진 촬영은 안전상 금지를 하여 담지 못했고 마지막 인사를 할 때 한 컷 담았고요.
<고성항>
온천장에 가서 사우나를 하고 저녁의 뒷 풀이 장소인 고성항으로 이동을 하는데 도착을 하니 벌써 어둠이 고성항을 덮고 있습니다.
현대아산에서 직영을 한다는 고성횟집에서 자연산 광어회에 평양소주, 봉황맥주, 들쭉술 등 이쪽의 각종 술을 곁들며 이제야 음식 같은 음식을 만났다고 즐거워 하면서 점심 때의 만두국을 화제로 올리는데 북쪽의 술이 싫어하는 나만 하이트와 참이슬을 섞어 마시고 있습니다.
<금강산 호텔의 공연단>
저녁 식사 후에 일정에 따라 숙소인 금강산호텔의 북측 공연단의 공연을 봅니다.
금호지구에서 많이 들었던 노래들이 주 레퍼토리고요.
공연이 끝나면서 마지막으로 노래를 부릅니다.
<다시만나요>
백두에서 한나로 우린 하나의 겨레
헤여져서 얼마나 눈물 또한 얼마였던가
잘 있으라 다시 만나요 잘 가시라 다시 만나요
목메여 소리칩니다 안녕히 다시 만나요
부모형제 애타게 서로 찾고 부르며
통일아 오너라 불러 또한 몇 해였던가
잘 있으라 다시 만나요 잘 가시라 다시 만나요
목메여 소리칩니다 안녕히 다시 만나요
꿈과 같이 만났다 우리 헤여져가도
해와 별이 찬란한 통일의 날 다시 만나자
잘있으라 다시 만나요 잘가시라 다시 만나요
목메여 소리 칩니다 안녕히 다시 만나요
kangjin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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