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돌이와 들꽃 일지

보령 오서산(061124)

2006년 11월 24일, 현대건설 산악연구회의 11월 정기산행을 충남 보령~광천에 있는 오서산으로 향합니다.
원래 계획은 치악산으로 하였으나 입산통제 구간이 많아 차선으로 이산을 택했습니다.
07:30분, 회사 앞에서 대기중인 버스에 탑승하여 간만에 얼굴을 대하는 산우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버스가 출발하자 벌써 술잔이 돌기 시작하고 그 동안 밀렸던 수다를 풀어놓기 바쁘네요.
언뜻 차창밖을 보니 아직 전용차선제가 적용되지 않는 시간인지 버스는 거북이 걸음이고요.



<오서산 능선>
술을 몇 순배 돌리고 잠시 눈을 부치고 나니 버스는 광천읍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산행계획은 보령쪽에서 올라 광천쪽으로 내려오는 것인데 버스기사가 잘못 알고 광천쪽으로 내린 모양입니다.
담산마을 앞 주차장에서 하차를 하여 인원과 행장을 점검하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콘크리트 포장 때문인지 조금은 짜증이 나네요.
정암사에 도착, 잠시 절을 돌아본 후 능선을 따라 오르는데 제법 가파릅니다.
산 아래 조금전에 우리가 출발하였던 주차장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시내와 바다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진을 담을려고 배낭을 열어보니, 애궁~ 카메라를 놓고 왔네요.
다행히 비상용 소형카메라가 있어 바다를 담아보지만......
능선을 올라차니 저 위쪽의 능선너머로 오서정이 아스라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서정과 억새풀>
날씨가 푸근하여 조금 가파른 능선을 치고 올라왔더니 이마에 땀이 맺힙니다.
땀도 식히고 후미도 기다릴겸 전망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주변 풍경을 둘러봅니다.
산아래는 평야인데 그 중 이 산만 오똑 솟아 있는데 서해쪽의 조그만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그 남쪽으로는 보령화력의 굴뚝이 아스라이 눈에 들어옵니다.
조금전 멀리 보이던 오서정도 눈앞에 놓여 있는데 그 주위에는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아마도 그 쯤이 정상이겠거니 생각을 합니다.

<저수지>
오서정 능선에 도착하여 이마에 땀을 닦으며 주변을 둘러봅니다.
북쪽, 서쪽, 남쪽 모두가 평야이고 동쪽으로는 능선이 길게 이어져 있고, 산아래 남쪽에 저수지가 있어 한 풍경을 하고 있습니다.


<서해풍경>
날씨는 맑은 편인고 시계도 괜찮은 편인데 멀리 있는 서쪽의 바다를 담아보지만 별로입니다.
이 카메라를 오랫만에 만져 봐서 그런지 Function도 잘 모르겠고......
그래도 바다의 풍경, 특히 산에 올라서 보는 바다의 풍경은 언제나 봐도 맘을 설레게 합니다.

<오서정>
오서정에 옆에 있는 안내도를 보니 이 곳이 정상이 아니고 거기서 2Km가까이 능선길을 따라 가야 정상이 나온다고 하네요.
어쩐지 너무 일찍 왔다 싶더니만......
서두러 능선길을 따라 가다가 한물간 억새풀이 눈에 둘어와 몸을 돌려 오서정을 담습니다.


<정상 능선>
저쪽 끝에 보이는 곳이 정상인 모양입니다.
그런데 능선길 위에 갤로퍼 한대가 올라와 있는데 차안에 막걸리 상자가 있는 것을 보니 오서정 옆에 자리를 잡고 있는 막걸리집의 운반차로 보입니다.
앞에 가던 동료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헬기로 실어왔나?'합니다.
저 아래 임도가 보이던데 그리 올라왔겠지요.
<오서산 정상>
해발 790m의 오서산 정상입니다.
등산로의 경사가 제법있고 정상의 억새풀 사이로 난 능선길을 걷는 맛도 제법이고, 거기에 주변 풍광도 좋은게 큰산은 아니지만 맘에 드는 산입니다.


<정상에서>
정상 표석에 몸을 대고 기념사진을 담습니다.
정상에만 오면 증명사진을 담으려고 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산꾼은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셔터를 눌러준 젊은 직원이 표석의 烏棲山이란 한자를 보고 크게 "조처산"이라고 읽고 옆에 있던 다른 직원이 너는 이런 글자도 모르냐고 핀잔을 줍니다.
그런데 그 젊은 직원, 나이에 맞지 않게 한시도 가끔을 끄적이는 꽤 한문 실력이 있는 친구지요.
덕분에 여러사람들이 웃었지만요.
그런데 지금이 까마귀가 많이 보이는 계절일 텐데 산이름과는 달리 까마귀는 한마리도 보이지 않습니다.
정상 부근에 둥지를 틀고 판을 벌입니다.
주고 받는 술잔과 안주에 주흥도 도도히 높아지고......
<오서산 원경>
올라오는 길에 꽤 경사가 있어 내려오는 길은 별로 겠구나 했는데 하산길도 경사가 제법입니다.
거기에 땅이 젖어서 그런지 많이 미끄럽고요.
오서산의 전경이 들어오는 곳에서 원경을 담아봅니다.
사진에는 표현이 아니 되었지만 산 정상 부근에는 억새풀이 흰색으로 둘러있어 분위기가 있는 그림이었습니다.


<동백>
산아래 내려오니 일반 민가집 마당에 탁자를 놓고 막걸리를 팔고 있었습니다.
두부김치에 막걸리 잔을 돌리며 짧은 산행의 아쉬움을 달래다 보니, 뒤편 언덕에 동백이 수줍게 노란 꽃술을 내밀고 가을 햇볕을 받고 있었습니다.
막걸리와 동백꽃......
언뜻 전북 고창 선운사의 동백꽃과 미당 서정주의 시를 떠오르게 합니다.
kangjinee...^8^

'산돌이와 들꽃 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축령산-서리산 (061223)  (1) 2006.12.31
관악산 (061209)  (0) 2006.12.13
경주 남산(061112)  (0) 2006.11.18
수락산의 단풍(061104)  (0) 2006.11.17
도봉산과 들꽃 (060930)  (0) 2006.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