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060302)-봄의 설경과 황제산행

2006년 3월 2일, 어제 살짝 내린 봄 눈이 녹아 없어질까 서둘러 수락산으로 향합니다.

다음 월요일 부터는 1년 조금 넘게 누려왔던 "자유인"의 신분을 박탈 당하고 다시 조직원으로 돌아가게 되었으니 평일 산행도 오늘로 접어야 할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벽운마을 앞>

벽운마을 앞에 덕성여대 생활관으로 올라가는 길은 얇은 눈이 깔려 있는데 차바퀴가 지난 부위는 벌써 녹기 시작합니다.

<하모니카를 부는 산객>

덕성여대 생활관을 지나 물개바위 앞 부근에 오니 옛날 노래가락의 하모니카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나는 쪽을 둘러보니 저쪽 개울건너 바위, 햇볕이 따뜻하게 드는 곳에 산객한분이 열심히 하모니카에 빠져 있는데 내공이 대단하십니다.

<깔닥고개>

주말이면 즉석 노래자랑 무대가 열리는 삼거리 새광장을 지나 깔닥고개를 오릅니다.

햇볕을 등지고 올라가는데 이마에 땀이 배어나오는게 완연한 봄이네요.

<깔닥고개-서쪽>

깔닥고개 안부에 오르니 매서운 찬 바람이 얼굴을 훑어 지나갑니다.

애궁~고개너머 서쪽은 눈이 하얗게 깔려 있고 바람까지 몰아치니 이쪽은 엄동설한, 한 겨울이네요.

고갯마루를 사이에 두고 어쩜 이렇게 분위기가 확 바뀌는게 신기합니다.

<수락산 암릉>

깔닥고개에서 올라가는 암릉구간의 이곳 저곳에도 눈의 흔적이 보입니다.

맑은 하늘과 흰구름, 하얀 화강암의 암릉과 흰눈이 한 분위기를 우러내고 있네요.

<하강바위-도솔봉-불암산>

암릉을 오르며 불암산 쪽을 담아봅니다.

흡사 한겨울 설경을 연출하고 있네요.

이번 겨울을 지내면서도 이런 설경을 담지 못했는데 봄의 문턱에 들어 횡재를 합니다.

<철모바위>

철모바위는 머리와 어깨에 눈을 덮고 맞아 주고요.

<주봉 창문바위>

주봉으로 가면서 보이는 태극기의 깃대 모습이 심상치 않습니다.

주봉에 올라가 보니 창문바위 위에 서있는 국기 깃대가 꺽여있습니다.

어느 방정맞은 몸쓸 산객이 창문바위 위로 올라가면서 깃대를 잡아다녀 저렇게 불구를 만들어 놓은 모양입니다.

<석림사>

오늘은 그래도 시계가 좋은 편이라 석천동 계곡쪽의 석림사를 쭈욱 땡겨봅니다.

<수락산장 가는길>

주봉에서 수락산장으로 내려가는 계단도 한 겨울입니다.

산장옆 샘에서 목을 축이고 내원암쪽으로 내려가는데 눈에 덮여 있는 바위길이 제법 미끄럽네요.

<내원암>

내원암도 고즈넉하니 인적이 없습니다.

<괴암>

대웅전 뒤에 있는 마애불상을 보고 내려 오려는데 내원암 뒤쪽으로 난 계단길이 눈에 들어오네요.

길이 있으면 뭔가가 있을 것같아 그쪽으로 따라 가봅니다.

계단길을 따라가니 등산로에 이어지고 저쪽 편에 재미 있는 형상을 한 바위 한덩어리가 앉아 있네요.

몇 컷을 담고 다시 내원암으로 내려옵니다.

<금류동천>

내원암 아래의 금류폭포 위 바위에 새겨진 바위글씨를 몇 컷 담습니다.

그런데 공간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제대로 담아 지지가 않습니다.

<금류폭포>

바위글씨를 뒤로 하고 돌계단을 내려와 금류폭포를 보니 얼어붙은 물줄기를 눈을로 살짝 덮었는데 폭포의 기분은 전혀 나지 않습니다.

봄의 길목에서 눈으로 살짝 덮인 수락산 절경을 마주치는 산객도 없이 혼자서 즐기는 호사를 누리고는 청학동 버스 정류장으로 향합니다.

요즘 서울시장의 황제테니스가 말이 많은 모양인데, 우리나라의 높으신 나리들께서도 이렇게 황제산행을 하시면 그런 탈이 없을 텐데......

<생강나무 꽃>

엇그제 2006년 3월 18일 토요일 과천쪽으로 해서 관악산을 갔는데, 자하동 계곡에서 마악 꽃망울 터트린 생강나무 꽃을 만났습니다.

올해 처음 만나는 들꽃이라 우선 여기에 꽃소식을 올립니다.

<등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