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서쪽의 서악리에는 선도산(해발 380m)이 자리를 하고 있는데 낮은 산이지만 신라의 오악(五嶽) 중에서 서악의 지위를 받았던 족보가 있는 산이랍니다.
이 산의 주봉아래 큰 바위에는 보물 제 62호의 선도산마애불상이 새겨져 있고 그 옆에 성모사( 聖母祠)라는 현판이 붙은 조그만 사당이 하나 자리를 하고 있습니다.
<성모사>
신라의 시조왕 박혁거세는 하늘에서 내려온 백마가 품고 있던 큰 알에서 태어났고, 신라 육촌의 촌장들이 왕으로 추대하여 신라의 첫 임금이 되었다는 것은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얘기일 겁니다.
그런데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은 그 얘기의 기록 옆에 “어떤 사람은 서술성모가 혁거세를 낳았다고 한다”라고 주석을 달아 놓았다고 합니다.
서술산은 선도산의 또 다른 이름으로 여기서 말하는 서술성모가 바로 선도성모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선도성모가 박혁거세를 낳아 백마를 시켜 나정에다 옮겨 놓게 했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성모사>
그렇지만 일연은 삼국유사의 또 다른 부분에 ‘선도성모는 중국 왕실의 사소라는 공주인데 진한에 와서 성자(聖子)를 낳았고 이 성자가 동쪽나라의 첫 임금이 되었다”라고 써 놓았다네요.
박혁거세가 중국왕실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암시하는것 같은데...... 어떤 의도일까요?
<성모사중건기적비>
성모사의 사진을 담는데 거리가 확보되지 않아 조금 어렵습니다.
문이 닫혀 있어 내부는 보지를 못 했고요.
그 앞에 성모사중건기적비가 자리를 하고 있어 읽어보니 대충 아래와 같은 요지입니다.
<기적비 비문>
[선도산위에 신라 때 창건된 신라성모의 영령을 모신 성모사가 있는데 고려, 이조를 거쳐서 여러 번 개축 중건을 하였으나 퇴락을 하여 대한광복 후 18년에 후손 재호와 화준이 협의하여 중건하였고, 그 후 1974년 규모를 넓히기 위한 중건추진위원회를 결성, 재호의 아들 성형, 준형 형재가 비용을 내어 그 해(갑인) 8월에 기공을 하고 그 다음해(을묘) 9월에 준공하였다.]
옆면에 대충 위와 같이 되어 있고 또 다른 옆면에는 중건추진위원회의 명단, 그리고 뒷면에는 비용을 헌납한 사람들의 이름이 빼곡하게 들어 있습니다.
박씨 문중에서는 어찌되었든 선도성모를 시조 혁거세의 어머니로 알고 있고 이 성모사를 신라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관리를 해오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안의 족보(대흥파보)에도 성모사의 사진이 실려 있었습니다.
<성모사에서 본 경주전경>
아들을 낳아 나정에다 갖다 놓아둔 숨은 속내는 무었이었는지……
성모사 앞에서 산아래를 둘러보니 동쪽으로 경주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터 입니다.
아마 이 사당이 들어서지 않았으면 절집이 들어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옆에 있는 마애불쪽으로 향합니다.
강지니의 세상돌이......선도산 성모사 kangjin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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