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폐업을 한 도봉산입구의 도봉공원 옆 계곡에 있는 암각문 만석대(萬石臺)를 용주담, 필동암, 연단굴에 이어 열번째로 살펴봅니다.
<만석대>
도봉공원의 울타리를 끼고 있는 쌍줄기샘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섹스폰 부는 아저씨가 앉아 있는 곳이 나오는데, 거기에서 계곡으로 내려가 개울을 건너 조금 아래로 내려가면 남쪽 언덕의 바위 수직면에 만석대(萬石臺)라는 바위글씨가 눈에 들어오는데 글씨자리를 다듬고 가로로 단정하게 새긴 해서체의 글씨가 입니다.
위 사진 우측상단에 보이는 나무줄기의 아래에 있는 바위에 바위글씨 만석대(萬石臺)가 있습니다.
글씨의 크기는 서울역사박물관의 자료인 “바위글씨展”에는 가로 98Cm, 세로 35Cm의 크기라고 되어 있고 도봉문화원의 자료인 “도봉금석문”과 도봉산 관리사무실의 자료에는 가로105Cm, 세로 36Cm라고 약간 다르게 되어 있는데 주변에는 이 글씨의 주인공을 알아볼 수 있는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바위글씨 만석대>
바위글씨 만석대(萬石臺)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보려고 위의 자료를 찾아 보지만 글씨의 사진, 탁본과 크기만 나와있지 이 바위글씨 만석대(萬石臺)의 의미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만석(萬石)은 아주 많은 곡식을 의미하는 말이고 ‘만석꾼’은 요즘 말로 갑부를 지칭하는 말이지만 그런 의미로는 새겨 놓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사기열전에 나오는 만석군(萬石君) ‘조분’을 흠모하고 이 분의 행실을 기리기 위하여 이곳에 ‘萬石臺’라는 이름을 붙이고 글씨를 새겨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막연한 추측을 해봅니다.
<바위글씨 만석대>
<바위글씨 만석대>
만석군(萬石君) ‘조분’의 얘기를 조금 옮겨봅니다.
낙양의 북쪽인 하내 지방에 살고 있던 조분은 한나라의 고조(유방)가 항우를 공격하개 위해 동쪽으로 갈 때, 15세의 어린 나이로 고조의 눈에 띄어 그를 수행하게 되었고, 배운 것은 별로 없지만 예의가 바르고 성실하며 착실하여 ‘중연’이라는 벼슬을 받아 고조의 의전행사와 문서관리를 맡았다고 합니다.
벼슬이 계속 올라 문제 때에는 태자의 교육을 시키는 태중태부가 되었고, 후에 그 태자가 황제(효.경제)에 즉위하자 벼슬은 더 높아졌지만, 경제는 그가 너무도 예의 바르고 건실하여 곁에 있는 것이 부담되자 제후의 ‘상국’으로 임명, 지방으로 보냈다고 하고요.
<바위글씨 만석대>
석분은 아들이 초급 관리가 되어 집에 오자 관복을 입고 아들을 대했으며, 아들이지만 이름을 부르지 않았고 또한 관례를 치른 사람이 있으면 한가하게 있는 때라도 반드시 관을 썼고, 상례를 집행할 때에는 진심으로 슬퍼하며 심히 애도를 하였다고 합니다.
막내 아들 석경이 술에 취해 수레를 타고 문으로 들어오자 곁방에 들어가 밥상을 대하지 않자, 죄를 깨달은 석경이 위 옷을 벗고 무릎을 꿇어 사죄를 하였지만 용서를 하지 않았고, 자식들이 모두 위 옷을 벗고 무릎을 꿇어 진정으로 사죄를 하자 그제야 용서를 했는데 그 뒤로는 모두 동네 입구에 오면 수레에 내려 집까지 걸어 왔다고 합니다.
<바위글씨 만석대>
그의 네 아들 석건, 석갑, 석을, 석경 모두 착실한 선비로 효행이 깊고 성품과 행실이 유순하고 근신을 하여 네 아들 모두 2천석 녹봉의 벼슬에 오르게 되자 경제가 말하기를 “석분과 그의 네 아들은 모두 2천석을 받는 관리이니 다 합쳐서 만석(萬石)이고, 신하로서 구함과 총애가 그의 집에 다 모였다.”라고 하고 그 이후에 석분을 萬石에다 君을 붙여 만석군(萬石君)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萬石君이지만 말없이 몸소 실천하여 황제도 그를 더욱 존경하였고 그의 큰 아들 석건을 ‘낭중령’에, 막내 석경을 ‘내사’로 삼는 등 모두 중용을 했는데 그 중 큰 아들은 아버지 석분보다 더 훌륭한 관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萬石君으로 모든 아들까지도 권세와 부를 얻었지만, 겸손하고 공손하며, 예를 지키고, 자식을 가르쳐 황제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은 ‘조분’과 요즘의 정치인, 공무원, 재벌, 고소득전문인 등 부와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비교하면서 바위글씨 만석대(萬石臺)를 다시 봅니다.
<바위글씨 만석대 위치>
<바위글씨 만석대 위치>
kangjin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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