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도봉산계곡에 있는 바위글씨(암각문) 중, 광풍제월(光風齊月)을 둘러봅니다.
<광풍제월>
<광풍제월>
도봉서원의 앞 계곡 개울가에 있는 '염락정파 수사진원' 바위글씨와 '고산앙지'바위글씨 사이에 있는 커다란 바위의 비스듬한 사면에 세로로 '光風齊月'이라고 커다란 글씨가 새겨있고 그 왼쪽 아래에는 조그만 글씨로 泉翁書라고 되어 있습니다.
<광풍제월>
위의 그림은 '염락정파 수사진원'이 있는 곳에서 담은 광풍제월이 새겨진 바위입니다.
광풍제월(光風齊月)의 의미를 새겨봅니다.
말 그대로 풀이하면 "비가 내린 후 맑게 개인 날씨에 시원하게 부는 바람과 밝은 달" 이라는 뜻이 되겠는데 '아무 꺼리낌 없는 맑고 밝은 인품'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광풍' 또는 제월'이라는 말이 여기 저기 많이 쓰이고 있는데, 접근이 허락되지 않아 가까이 가보지는 못하고 저쪽 주합루 옆에 '제월광풍각'이 있다는 안내만 들었던 창덕궁의 한 건물도 그 중의 하나인것 같습니다.
<광풍제월>
바위글씨 '고산앙지'가 있는 쪽에서 보이는 '광풍제월'이 새겨져 있는 바위의 모습입니다.
'광풍제월'을 때로는 '제월광풍'이라고 씌이기도 하는데 같은 의미라고 하네요.
이 '광풍제월'은 송서(宋書)의 주돈이전편(周敦頤傳扁)에 나오는 문구로 다음과 같은 내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북송의 시인이자 서예가(書藝家)인 황정견(黃庭堅 : 1045-1105)은 주돈이 선생을 존경하여 '정견칭 기인품신고 흉회쇄락 여광풍제월(庭堅稱 基人品甚高 胸懷灑落 如光風霽月)'이라고 했는데 이를 풀어보면 '정견이 일컫기를 그의 인품이 심히 고명하며 마음결이 시원하고 깨끗함이 마치 맑은 날의 바람과 비갠 날의 달과 같도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유래를 하여 이후 '광풍제월'은 훌륭한 인품을 나타날 때 쓰이고, 또한 세상이 잘 다스려진 상태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답니다.
<광풍제월>
바위글씨 '광풍제월'이 새겨진 바위의 정면 모습입니다.
이처럼 황정견이 우러러 보았던 주돈이(周敦頤)선생의 유학/유교에서의 위치를 살펴봅니다.
주돈이(1017~1073) 선생은 북송 중기의 인물로 '태극도설(太極圖說)'과 '통서(通書)'를 저술하였으며, 그 뒤에 염락정파의 한 맥인 정호와 정이 형제가 사서(大學.中庸.論語.孟子)를 정하여 성도(聖道)를 밝히었으며, 주자(朱子)가 이것을 집대성하여 형이상학(形而上學)으로서의 경학(經學)을 수립하여 소위 송학(宋學)을 대성시켰다고 합니다.
<광풍제월>
조금 가까이 담아본 바위글씨 '광풍제월'입니다.
계속해서 선생에 관한 내용을 살펴봅니다.
주돈이는 고인(古人:옛사람)의 풍모(風貌)가 있으며 정사(政事)를 베풀음에는 도리를 다 밝힌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북송의 유학자로, 송학(宋學)의 개조(開祖)로 불리며, 태극(太極)을 우주의 본체라 하고 태극도설 (太極圖說)과 통서(通書)를 저술하여, 종래의 인생관에 우주관을 통합하고 거기에 일관된 원리를 수립하였으며, 성리학(性理學)으로 발달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고 합니다.
<광풍제월>
가까운 곳에서 바위글씨 '광풍제월'을 담았습니다.
주돈이 선생을 이렇게 흠모하며 글을 남긴 황정견을 알아봅니다.
황정견(黃庭堅 : 1045-1105) 주돈이 선생 보다 27년 후에 태어난 인물인데 소식(蘇軾)과 함께 북송(北宋)시대의 대표하는 시인이자 서예가라고 하네요.
<광풍제월>
광풍제월의 글씨부분만을 담아서 들여다 보니 '풍'자의 왼편에 누군가 '정ㅇ'라고 보잘것 없게 파놓았습니다.
이왕에 낙서를 할 것이면 '광풍제월'을 새기기 위해 다듬어 놓은 바탕은 피해서 하지......
이 글을 쓴 '천옹(泉翁)'에 대해 살펴봅니다.
천옹은 조선 후기의 문신인 이재(李縡:1680∼1746;숙종 6~영조 22)를 지칭하는 의미로 이재의 도암(陶菴), 또는 한천(寒泉)이라고 했는데 경종 때 한성판윤을 지냈다고 합니다.
그는 김창협의 문하에서 조광조, 이이를 사숙한 성리학계의 대가라고 하는데, 영조의 탕평책을 반대한 노론(老論)의 대표적인 인물이며, 이 역시 말년에는 소론과의 정쟁에 밀려 용인의 한천(寒泉)에 은거하면서 후학을 길러내는데 전념을 하였다고 하네요.
스승인 김창협의 문하에서 정암 조광조선생을 사숙했다고 하는데, 이곳 정암선생을 모셔놓은 도봉서원의 앞 계곡에다가 '광풍제월'을 새겨놓은 것을 보면 정암 선생을 흠모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는것 같습니다.
글씨의 크기는 66x182Cm이라고 하며 행서체로 새겨져 있습니다.
<광풍제월 위치>
kangjin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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