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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돌이

막간의 낭만...말레이지사

말레이시아, 싱가폴에는 '막간'이라고 부르는 식당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로 치면 '대중음식점' 정도 되는 곳이죠.

그런데 대부분의 막간에는 실내에 좌석도 있지만 식당 밖, 노천에 테이블을 펴 놓고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적당히 표현할 단어를 몰라 그냥 '노천까페'라고 부릅니다.

<말레이 Bukit Indah의 막간>

우리가 잘 가는 곳 중의 하나가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근처에 있는 Bukit Indah라는 동네의 막간입니다.

이 동네에 태국 전통맛사지 집이 있는데 운동을 마치고 나면 이곳에 와서 안마를 받곤합니다.

그리고이 막간의 노천까페에서이국의밤풍경을 즐기며 한잔 하기도 하고요.

<막간의 각 업소>

이 막간은 다른 막간과는 달리 막간 연합체입니다.

안에 들어가면 음식을 만드는 업소들이 쭉 둘러 가운데는 테이블이 있으며, 밖에도 업소들이 있고 길 건너편에 테이블이 놓여있습니다.

손님들은 안에 있는 테이블이나 밖에 있는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주문을 받으러 오는 종업원에게 음식을 시키면 배달해 주고 즉석에서 음식값을 치룹니다.

성질 급한사람이나 이쪽을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들은각 업소를 돌아보며 좋아하는 음식을 시키면 테이블로 배달을 해주고요.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날라주는 종업원은 한 업소에서만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이 막간연합체에서 합동으로 고용하여 전체를 서빙하고 있습니다.

<노천 까페>

보통은 훤한 낮에는 거의 손님이 없고 막간의 밖에 자리잡은 업소들도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안쪽에 있는 몇 몇 업소만 문을 열고 장사를 합니다.

저녁 해가 뉘엿 뉘엿 할 무렵이면 밖에 있는 업소들이 장사를 준비하고 또한 합동 종업원들이 길 건너쪽에테이블을 펴고 정리를 시작합니다.

<노천 까페>

가족끼리, 친구끼리......

어느덧 어둠이 깔리면 각 업소들에서는 음식냄새를 풍기고 노천까페의 테이블은 하나 둘씩 손님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그 중에는 혼자서맥주 몇 병과 적당한 안주를 하나 시켜 놓고 카메라를 이리 저리 들여대는사람도 있는데 바로'나'입니다.

처음와서 몇 번 태국전통 마사지를 받았는데 어느날 마사지 받고 난 다음 날 아침에 목을 움직일 수 가 없었고 한 열흘 고생을 했습니다.

이 맛사지를 받다보면 나도 모르게 비명이 나옵니다. 너무 아파서...

그 뒤로는 다른 친구들이 맛사지를 받는 동안 나는 이 막간의 노천까페에서 혼자서 이 분위기를 즐기곤 합니다.

옛날 말레이 동쪽의 북쪽 국경에 있는태국의 '꼴록'이라는 동네에서 받았던 전통마사지는 온 몸을 꺽고 어쩌고 했지만 아프지는 않았는데...

<닭 날개구이>

막간의 업소들을 둘러 보니 오늘은 닭날개구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저 닭날개 구이를 보니 옛날에 베트남의 기억이 새록 새록하니 떠올라 오늘의 안주는 저것으로 낙점을 합니다.

<베트남 하이퐁에서의 닭날개 구이>

10여년 전 베트남의 하노이와 하이퐁에서도 닭날개 구이를 즐겼는데...

위의 그림은 운동을 하고돌아오는 길에 닭날개 구이에 소주로 궁합을 마추던 모습 같습니다.

베트남에서 먹던 것은 소스에 거부감이 없었는데 이곳의닭날개소스에는 향이 있어조금 거시기 했습니다.

<참이슬과 닭날개 구이>

오늘은 안주가 안주니 만큼 맥주보다는 소주가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근처에 있는 한국 수퍼마켓에 가서 참이슬을 하나 들고 옵니다.

꼬치를 들고 먹는게 더 멋도 있고 낭만도 있어보이는데......이렇게 토막을 내어 줍니다.

소주잔이 보기에 좀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나름 멋을 부려가며 술잔을 넘김니다.

분위기있고격조높은레스토랑은 아니지만닭날개와 소주 몇 잔으로 이국 삶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노천까페의 밤분위기에 흠뻑 젖어봅니다.

<커피 한잔>

소주를 다 비우고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

막간의 질펀한 분위기도 추스를겸 근처에 있는 분위기가 그럴듯한까페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 넓은 까페에 종업원 서너 명만 앉아 있네요.

그렇다고 발길을 돌리기가 좀 그래서 자리를 잡고 레률러 커피 한잔으로닭날개의소스맛에 느끼해진입을 달래봅니다.

<일식뷔패>

회식이나 손님이 오면 싱가폴에서 좀 괜찮다는음식점에 가곤 합니다.

그런데 몇 번 가고 나니그 음식이 그 음식이라 금방식상을 하게 되고요.

한국식당의 횟집이나 고깃집에도 가보지만오히려 우리 구내식당의 음식맛이 훨 좋으네요.

지난 주말전 직원축구대회를 하고 뒤풀이를일식뷔패집에서 했는데나름괜찮았습니다.

소주대신 독한 중국술이라 좀 그랬지만요.

그런데 웃고 떠들며 술을 마시다가 문득, 말레이시아 Bukit Indah의 막간 노천까페의낭만적인 분위기가 떠올랐습니다.

kangjinee...^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