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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돌이와 들꽃 일지

050115~16 오대산 소금강의 설경

2005년 1월 15일...무박으로 오대산 소금강으로 향합니다.
이번 겨울에는 눈을 보지 못해서 일부러 이쪽으로 잡아 진고개-소금강-심산리로 나오는 코스구요.
눈도 보고 주문지에서 싱싱한 회 한접시도... 기대가 많이 됩니다.
역시 술을 몇 순배돌리고 잠이 들었는데 심상치 않은 기척에 눈을 뜹니다.
눈이 엄청 내려 버스가 제대로 가지를 못하구 있는데 심산리를 조금지나 진고개쪽입니다.
제설차가 부지런히 눈을 치우며 오더니 차량 통행이 어려우니 회차를 하라고 하네요.

<파손된 교통안내 입간판>
눈으로 미끄럽고 길도 좁아 버스를 돌리지 못하고 후진을 하여 내려오는데 바퀴가 자주 헛돕니다.
후진을 하다가 옆으로 미끄러지기도 하고...
심산리 삼거리에서 차를 돌리는데 옆으로 미끄러지며 한가운데 서있는 안내탑을 치고 마네요.
옆에 있는 주유소와 불이 켜진 가게에서 삽을 빌려 바퀴밑의 눈을 치우고 겨우 차를 돌렸구요.
삽을 빌리는데 바라는 것이 있는지 안 빌려 주려해서 목소리를 키워 겨우 빌렸구요. 인심하고는...
주문진으로 나오면서 가게주인과 제설차 운전사에게 전화번호와 버스번호를 알려주고 입간판을 관리하는 곳에 연락을 부탁하고 주문진으로 나옵니다.

<주문진 활어센터 새벽풍경>
횟집에서 싱싱한 생선회와 매운탕으로 아침을 하고... 새벽에 싱싱한 회와 소주한잔도 아주 좋으네요.
계획된 코스는 가지 못하더라고 심산리 삼거리에서 소금강 입구까지 눈속 트래킹을 하기로 하고 다시 차를 심산리로 향합니다.
마침 삼거리에는 차량을 통제하는 경찰들이 있어 입간판의 손상을 신고하는데 시큰둥하네요.
차안에 남아 잠자기를 원하는 몇몇 사람들을 남겨두고 스패치를 착용하고 눈속 트래킹을 합니다.


<설경>
눈은 갈수록 더 많이 쏟아 집니다.
그나마 나는 2002~3년 겨울에 북쪽 금호지구에서 함박눈을 맞아봤지만 대부분의 팀원들은 몇년만에 이런 눈을 밟아본다며 즐거워 합니다.


<설경>
제설차는 부지런히 눈을 치우고 다니지만 눈은 금방 또 쌓이구요.
일반 차량은 통행이 전면 금지되어 차량이 없으니 걷기가 더욱 좋습니다.


<잣고개>
앞서서 잣고개를 넘어가는 두사람의 모습이 아주 그럴듯 합니다.


<설경>
앙상하기만 하던 나무가지도 오늘은 눈으로 살이 도톰하게 올랐구요.


<설경>
무슨 음식점 같은데... 멈춰있던 물래방아에도 눈이 쌓여 살어있는 느낌을 줍니다.


<설경>
나이어린 나무들이 눈을 맞고 있구요.


<설경>
나이가 많은 나무도 눈을 맞으며 한풍경을 꾸밉니다.




<설경>
다리위에 쌓인 눈은 아직 밟은 사람이 없어 보기가 그만입니다.
몇몇 사람이 사진을 찍는다고 다리에 올라 발자국을 남기는데...조금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청학동>
소금강 입구의 청학동 마을에도 인적이 없는데 우리가 가니까 아주머니 한분이 가게문을 열며 차량통행이 안되는데 어떻게 들어왔느냐고...




<기념사진>
소금강 입구 매표소에 오니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잘 삭혀 쏘는 맛이 강한 홍어회에 소주를 한잔씩 하고 있습니다.
매표소 직원들도 이 눈길에 올라온 우리를 보고는 좀 놀라는 눈치더니 등산객들이 입산할지 모르니까 미리 러셀을 해놔야 겠다며 장비를 갖추러 안으로 들어갑니다.
도착한 몇몇 직원들이 모여 기념사진을 하나 담았구요.
계획된 산행은 못하였지만 함박눈이 오는 눈길을 걷는 맛이 아주 즐거운 일정이었습니다.
이날 오대산 지역의 적설량은 60Cm였답니다.
<에필로그>
며칠 후, 경찰에서 입간판을 파손시키기 뺑소니 쳤다는 주민의 신고가 들어왔다고 연락이 왔답니다.
교통통제를 하던 교통경찰에 신고를 하고 제설차 운전자에게 연락처를 남겨 놓은것 등을 설명했더니 확인하고 무협의 처리를 하여 입간판만 수리를 했구요.
우리삽을 안 빌려주려고 했던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