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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잡기

두리안 - Durian

좀 꺼내기 쑥스러운 얘기지만 결혼하고 부부싸움을 하게 된 게 과일 때문이었습니다.

저녁식사를 하고 나면 싫다고 하는데도 과일을 깎아 주며 자꾸 권하는데짜증을 냈다가……

어렸을 때부터 떡, 과자, 과일 등 군것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술과 담배를 일찍 시작하여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Jack Fruit-과일의 여왕>

여기 와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말레이의 한과일가게에 들렀습니다.

과일이 싱싱하고 싱가폴의 반 값으로 싸기 때문에 과일 좋아하는 친구들이 단골로 가는 집이라고 하네요.

나랑 비슷하게 온 친구하나가 저쪽에서 막 부릅니다.

'두리안'이 있다고......

가서 보니 두리안이 아니고 약간 비슷하게 생긴 <Jack Fruit>이라는 과일인데, 한국사람 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말레이 두리안'이라고 써 놓은 것을 보고 실물을 못 본 이 친구가 조금 흥분을 한 모양입니다.

두리안처럼 씨를 둘러싸고 있는 과육을 먹는데 냄새가 좀 더 자극적이고 과육은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납니다.

큰 것을 30Kg정도가 되고 이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과일의 여왕'이라고 부른답니다.

<두리안: 이쪽에 오래있던 친구는 제철이 아닌데 나온것을 보니 토종 같다고......>

이 쪽 동남아는 과일 천국이라고 합니다.

과일에 관심이 없던 나도 여기서는 신맛이없는 과일, 메론이나 파파야 등은잘 먹고 있습니다.

그 중에 두리안(Durian)이라는 좀 특별한 과일이 있습니다.

태국,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인도네시아 등에서 주로 나는 과일입니다.

<두리안: 제일 큰 것으로 하나. 욕심은 많아서.....>

25~6년 전 처음 태국에 왔을 때 이 과일의 냄새가 지독하다는 말을 듣고는 먹으려고시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 1990년 쯤에 말레이 출장을 가서 처음 먹었는데맛을 잘 모르는 미맹인 내가 쑥빠져 헤어나오지 못할정도입니다.

그 때 8층 짜리 아파트를 통째로 우리가 사용했는데방에 숨어서 먹더라도냄새가 퍼져 다른 직원들이 모두 알 정도였습니다.

누구는 말레이 동해안 북부의 트랭가누에서 나오는 것이 제일이고 어떤 이는 태국산이 더 맛이 있다고 하고……

<두리안: 들고 있는 칼 뒤끝으로 살짝 찍으니 금이 짜악 갑니다.>

싱가폴의대형식품마트에 가면눈에 띄는데, 열매로 팔지 않고 대부분이 과육이 있는 씨만 포장을 하여 팔고 있습니다.

주로 태국에서 수입한다는데맛도 좋고 과육도아주 많아 몇 알을 먹으면 배가 부를 정도입니다. (열량이 많은 과일임)

어떤 사람은 토종을 개량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근거 없는 카더라 방송으로 보입니다. 아니면 말구......

<두리안: 살짝 벌리니 속살이 들어납니다. 열매 하나에 저런 씨방이 5~6개 정도......>

지난 주 말레이에서 돌아오는 길에 두리안 농장이 보여 들어갔는데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제철이 아닌가 보다고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 나왔고요.

한참을 오다 보니 길가에 좌판이 보이는데 두리안이 눈에 띕니다.

<두리안: 보기에는 저렇게 큰데 막상 손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으니 씨만 크고 과육은 별로입니다.>

제일 큰 것으로 골라봅니다.

칼 끝으로 살짝 찍으니 껍질이 갈라지고, 살짝 힘을 주어 벌리니뽀얀 속살이 자태를 드러냅니다.

손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으니 살살 녹는 감촉에 표현을 할 수 없는 그 맛에......

잠시 동안이지만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씨가 엄청 커서 과육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옆에 있던 한 친구 曰, "토종이라 그럴끼구만".

몇 개를 차에 싣고 왔으면 좋으련만 냄새가 차에 배면 감당을 하지 못할 것 같아 포기를 합니다.

이 과일은 호텔, 비행기, 지하철 등 대중 이용시설물에는 반입을 하지 못한다 하네요.

옛날 보르네오에서는 오랑우탄과 인간들이 이 두리안을 두고 먼저 따 먹으려고 경쟁을 벌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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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 밤,

기억나는 시월의마지막 밤이 있는지요?

지나간 유행가 때문에 '시월의 마지막 밤'을 되새겨 보지만 특별히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멋없이 살아와서 그런지......

"채워지지도 비워지지도 않은채 오늘도 가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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