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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땅 금호의 꽃 이야기

갯씀바귀-여인의 속살처럼 투명한... 금호지구의 여름은 서울 보다는 훨씬 시원한 것 같습니다.그래도 틈만 나면 바다에 들어가 조개도 잡고 어린 광어도 쫓아 다니고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물놀이를 하지만 전혀 어색하지가 않고요.바다에서 놀다가 돌아오는데 모래밭에 있는 노란 꽃을 만납니다.항상 그랬듯이 몇 컷을 사진으로 담고는 꽃을 살펴 보는데 참으로 꽃이 곱네요.곱다는 말은 북쪽사람들이 즐겨 쓰는 말이구요. 돌아와 급히 샤워를 하고 노트북에 사진을 받습니다.모니터에 꽉 차게 받아 놓고 보고 있노라면 육안으로 볼 때보다도 훨씬 세밀하게 꽃을 관찰을 할 수도 있고 미처 몰랐던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꽃잎은 열여덟장으로 평면으로 배열이 된 것이 아니고 입체적으로 배열되어 있는데 꽃 잎은 가운데가 도톰하고 끝 부분에서 좁아지다가 다섯 개의 톱니로.. 더보기
까마중- 립스틱 짙게 바르고 지난 8월 중순 금호지구를 한 일년만에 다녀왔습니다.서울에서는 36도를 넘는 더위에 열대야와 올림픽관전으로 잠을 못 이룬다고 법석일 때 거기서는 서늘한 밤공기에 열어놓았던 베란다와 창문을 모두 닫아 놓고 축구중계를 보았고요.한낮에는 덥지는 않지만 공해가 없는 곳이라 햇볕은 마냥 따갑고 바다에 들어가니 밖에보다 물속이 더 따뜻합니다.작년에는 바다 낚시가 별로였는데 올해는 손바닥 크기의 광어 새끼가 많이 올라와 소주에 세꼬시 안주로 입도 마냥 즐거웠네요.^^이곳 저곳에는 달맞이꽃들이 군락을 이루어 장관을 이루고 있고 단지의 곳곳에 있는 자귀나무에는 연분홍 수염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무궁화, 도라지, 차풀, 자귀풀, 골무꽃, 갯완두, 며느리밥풀꽃, 까마중, 딱지꽃 등이 눈에 들어옵니다.서울 근교의 산에 있는 꽃.. 더보기
독말풀: 약용으로 쓰이는 유독식물 7월말, 북녘 땅 금호 지구에도 더위가 한창입니다.더운 날씨지만 점심식사를 하고는 습관적으로 풀밭주위를 서성이며 꽃을 찾는데 오늘은 발전용수를 끌어들이기 위한 취수로 주변으로 발길을 돌려봅니다.풀밭쪽으로 좀 떨어진 곳에 아주까리와 비슷한 나무(풀?)가 몇 그루 있는데 꽃도 보입니다.전체적으로는 비슷한 분위기인데 아주까리라고 하기엔 무언가 낯이 섧니다.아주까리의 꽃이 어떤지 기억은 하지 못하지만 이 꽃은 연한 보라색의 긴 화관을 갖고 있으며 끝 부분은 나팔꽃처럼 다섯 방향으로 잎이 벌어져 있는데 활짝 피지 못한 모양이고요.활짝 피지 못하여 전체적인 꽃의 모양은 찌그러져 있고 그래서인지 부자연스러워 보입니다.꽃의 첫인상은 옛날, 동네마다 험한 일을 전담하던 얼굴에 혹도 하나 있고 누런 이빨도 흉하여 인상이 .. 더보기
고마니-얼음처럼 부서질것 같은... 금호, 그 북쪽 땅에 사는 사람들도 우리민족이기에 추석이 있습니다.추석연휴가 되면서 그 쪽 친구들도 마음이 조금은 들뜨는 모양이고요.연휴 앞두고 현장 정리하는 것을 보러 내려가니 자투리 시간에 그네들 끼리 하는 얘기가 언뜻 들리는데 특식으로 육류와 술도 적당히 배급되어 기대를 하는 모양입니다.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오늘은 무대를 바다에서 북청 앞에 있는 남대천이란 곳으로 바꿉니다.소주와 맥주, 그리고 떡심이 박힌 등심을 골라 챙기고 매운탕을 끌일 양념과 야채를 준비하고 물고기를 건질 족대를 트렁크에 실어둡니다.우리의 골재 채취장이 있어 접근이 허용되는 곳이지만 남대천은 참 좋은 냇물입니다.그 건너에 물장수하면 떠오르는 북청이 아스라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시내를 가로지른 긴 다리가 뭔가 많은 얘기를 품고 .. 더보기
달개비- 울어서 눈이 부은... 달개비는 어렸을 때 많이 보았고 이름도 알고 있었는데 북쪽 금호지구에도 많이 눈에 띄는 꽃입니다. 여름의 아침나절 이슬이 채 가시지 않았을 때 이곳 저곳 풀섶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낯익은 꽃을 만났는데도 이름이 입속에서 뱅뱅 돌기만 하고 밖으로는 나오지는 않네요. 사진을 담아 와서 꽃을 많이 아는 사무실 동료에게 물어보니 “달개비”라고 하는데 그때서야 “그렇지 달개비였지!’”하고 생각이 납니다. 그 친구 이 꽃에 담겨있는 옛 이야기도 하나 덧붙여 주는데 대략 다음과 같고요. 옛날에 남자 둘이 서로 힘 겨루기를 하다가 물에 빠졌답니다.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자 새벽이 오면 죽은 것이 기정사실로 될까 봐 안식구 둘이 닭의 목을 꼭 쥐어 울지 못하게 하였지만 그래도 날이 밝았고 남편들이 돌아오지 .. 더보기
패랭이꽃 7월들어 날씨가 더워지면서 잔솔밭 아래 자주색 꽃들이 여기 저기 눈에 띕니다.자주색의 꽃잎을 활짝 벌리고 있는데 꽃잎의 1/3되는 부분에 불규칙한 무늬가 있습니다.꽃잎의 색보다 이 무늬는 더 짙은 색으로 되어 있는데 조금 떨어져서 보면 원에 가까운 모양으로 도형화 되어 있어 꽃잎 끝의 톱니결과 아주 잘 어울리는 모습이고요.전체적으로는 신비한 색상과 문양을 갖고 있는데 밝고 따뜻함과는 다른 어둡고 음습함이 전해집니다.마치 송충이의 색상이 화려하지만 아름답기 보다는 징그러운 것처럼 말입니다. 여름으로 접어 들면서 여기저기 흔하게 눈에 들어오고 꽃의 색도 더 짙어 집니다.‘패랭이꽃’이랍니다.예전의 중인계급 사람들이 사용하던 패랭이를 닮아서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요.꽃 하면 바로 연상되는 곤충이 나비인 것 같습니.. 더보기
해란초-고귀한 여인의.. 북녘의 금호지구에도 여름이 깊어 갑니다. 틈만 나면 맥주와 안주를 챙기고 수경과 스너클(snorkel)들고 앞 바다로 뛰어들어 어린애들처럼 물놀이를 즐기고 모래 밑에 지천으로 숨어 있는 조개사냥을 합니다. 그러다간 술이 적당히 오르면 행장을 수습하곤 여기저기 꽃을 찾아 다니는데 모래 섞인 풀밭이나 솔밭에는 돌나물 비슷한 풀이 노란색의 단아한 꽃을 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띕니다. 자주 보는 꽃이지만 눈에 띄면 주저앉아 이 꽃을 한참동안 보다가 사진을 몇 컷 담곤 하지만 내공이 부족해서인지 제대로 초점이 잡히지 않습니다. 보면 볼수록이 꽃의 순결하고 고귀한 자태에 감탄을 하면서 누구한 사람에게만 이 꽃을 주어야 한다면 주저 않고 집사람을 꼽을 정도로 매력이 있는 꽃입니다. 이 꽃을 처음 만난 것이 7월.. 더보기
별꽃-보석처럼 빛나는 꽃 북쪽의 계절도 우리와 같아 9월이면 한낮은 뜨겁지만 아침저녁으론 서늘하니 가을입니다. 날씨가 맑아 공사현장(KEDO)의 전경 사진을 담으려고 차를 전망대 쪽으로 돌립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전망대에 올라서니 발전소 현장이 한눈에 들어오고 바로 옆에 있는 호수, 현금호 너머로 북측의 동네들이 올망졸망 보입니다. 현장 전경과 호수 그리고 멀리 북측마을 등 몇 컷을 담고 차로 돌아 오는데 풀섶에서 무언가 움직이네요. 뱀 한 마리가 일광욕을 즐기다가 인기척에 놀라 급히 풀섶으로 숨어 버리는 모양입니다. 가을 뱀은 독이 많이 올라 약효가 으뜸이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던데.. 뱀이 숨어버린 풀섶에 무심코 지나치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로 조그맣고 하얀 꽃 몇 개가 눈에 들어 옵니다. 꽃 앞에.. 더보기
붉은 토끼풀 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지금도 교외에 나가면 흔히 접할 수 있는 풀, 꽃 중의 하나가 토끼풀 일겁니다. 흔히들 clover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풀이가 trefoil fodder plant라고 되어 있네요. 그 풀이를 보더라도 clover라는 이름보다는 토끼풀이라는 이름이 부르기 쉽고 더 정감이 듭니다. 그리고 풀잎이 부드러워 토끼풀이라고 부르지만 토끼뿐만 아니고 모든 초식 동물들이 좋아 할 것 같은 풀입니다.. 아무튼 어렸을 때 시골에서 큰 사람들, 특히 여자 애들은 이 토끼풀의 꽃으로 반지를 만들기도 하고 행운을 준다는 돌연변이 네 잎 클로버를 찾기도 했을 것이고 남자 애들은 거기서 둥글며 뛰어 놀았던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돌이켜 생각하며 노래를 들어 봅니다. Take me home count.. 더보기
누운주름잎꽃과 불쌍한 소녀 Jeanny 아마도 지난번에 얘기했던 수박풀을 다시 찾은 그날 이었을 겁니다. 어인봉에 올라가 이미 채집을 했던 꽃이지만 이 꽃, 저 꽃을 담으면서 돌아다니다가 늦으막히 내려오는데 풀밭도 아닌 길가의 맨땅 위에 처음 보는 연한 보라색 꽃 몇 개가 눈에 들어 옵니다. 습관적으로 몇 컷을 담았지만 수박꽃을 다시 찾은 기쁨에서 인지 처음 보는 꽃을 찾았는데도 이 꽃에 대한 존재는 나의 관심은 별로 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 만나는 꽃이었는데도 정리도 안한 상태로 잊고 있었으니까요. 한참이 지난 후 휴대용 하드 드라이브에 담겨 있던 꽃을 정리하다가 이 꽃을 보았을 때 이렇게 예쁜 꽃인데도 불구하고 이 꽃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었습니다. 사진에 남아 있는 촬영 날자를 보고 그날 같이 담은 꽃을 더듬어 겨우 이 꽃에 대한 긴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