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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돌이와 들꽃 일지

도봉산 (050630) 선인봉 암벽의 현수막

2005년 6월 30일, 이 달의 마지막 날입니다.
지난주에 수락산을 다녀 오고는 주말에는 무슨 모임 때문에 주중에는 계속되는 장마로 산에 오르지를 못했습니다.
전에는 비가 오더라도 산에 올랐는데 요즘은 선뜻 내키지가 않네요.
점심식사를 하고 비가 오려는지 하늘은 잔뜩 찌뿌렸지만 우의와 배낭커버, 우산을 챙기고 도봉산으로 향합니다.
 

<도봉계곡>
매표소를 지나 계곡을 따라 들어가니 물이 없을 때와는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축소시켜 놓은 것 같은 폭포가 보입니다.
 

<도봉계곡>
그 위, 침류대 터 부근에는 우람한 비룡폭포를 축소시켜놓은 모습의 폭포도 보이고요.
이런 모습이니까 여기에 침류대를 지어놓고 풍류를 즐겼나 봅니다.
도봉서원 갈림길에서 도봉산장으로 발길을 돌려 마당바위로 올라 갑니다.

 

<마당바위 밑 샘>
마당바위 밑의 샘, 평소에는 바닥 깊숙한 곳에만 물이 있더니 오늘은 물이 넘쳐 흐르고 있습니다.

 

<마당바위>
항상 쉬는 사람들이 있던 마당바위에는 평일이고 장마시즌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습니다.
마당바위 위쪽, 도봉산의 암봉이 잘보이는 장소로 올라 바위에 털석 주저 앉네요.
장마철에 습기가 많아서인지 햇볕은 없지만 땀으로 온몸이 흠뻑 젖었고요.
 
<도봉산>
날씨가 흐리고 안개가 많아 시계는 좋지 않지만 도봉산의 모습은 언제봐도 매력적입니다.
왼쪽에 삐쭉이 솟은 주봉, 그 위 뜀바위, 신선대, 자운봉 그리고 만장봉과 선인봉이 맞붙어 하나의 봉우리처럼 보이는 모양새가 그만입니다.
 

<암봉>
그중에 만장봉과 선인봉 부분만 떼어서 담아봅니다.
도봉매표소쪽, 다락원능선쪽, 포대능선쪽, 관음암쪽, 보문능선쪽, 오봉능선쪽 그리고 여기 마당바위쪽에서 보는 도봉산의 모습은 다 다르지만 그 나름대로 독창적인 멋이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서 보는 해 뜰 무렵에 하얗게 빛나는 저 봉우리의 모습은 가히 일품이구요.
 
<주봉>
저기 왼쪽에 있는 주봉도 떼어내어 담아봅니다만 시계가 않좋아 상이 별로입니다.
 

<선인봉암벽의 현수막>
그런데 저렇게 멋진 암벽에 무슨 현수막이 붙어 있습니다.
줌으로 땡겨서 확인해보니 <등반허가제 결사반대>라는 내용이고 그 아래 붙인 단체의 이름이 있는데 식별이 잘 안되지만 암벽 중간에 걸어놓은것을 보니 산악단체로 보이고요.
이 무슨 해괴망측한 일입니까.
등반허가제는 무엇이고, 이를 반대한다며 산을 지켜야 하는 산악단체가 이렇게 멋있는 산에 이런 현수막을 붙이는 몰지각한 짓은 또 왠일입니까?
우리나라만큼 규제가 심한 나라도 흔치 않다는데, 그 규제를 힘없는 서민만 지키고 힘있는 놈들은 지키지 않는 나라도 우리나라 뿐이라고요?
오직하면 신문광고에 보니 <법을 지키고도 잘 살 수 있다>라는 책이 있을 정도겠습니까?
반대의견을 공지하려면 매표소 입구 등 적당한 장소에 붙여야지 산을 지켜야할 단체에서 저렇게 스스로 산을 더럽히면 워찌합니까?
 

<자운봉>
신선대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지만 구름과 안개로 별로입니다.
그나마 맞은 편에 있는 자운봉이나마 한 컷 담고 나니 저 아래 군부대에서 일과 끝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들려 시간을 보니 오후 다섯시입니다.
아무도 없이 조용한 신선대를 바로 내려오기가 섭하여 바위에 앉아 간식을 듭니다.
1998년 6월 비가 오는 어느날, 신선대와 자운봉, 그리고 저아래의 만장봉을 혼자 차지하고 난뒤로 모처럼 이렇게 독점을 하니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집니다.
이렇게 한참을 놀다가 어둑해져 오는것 같아 그제야 몸을 일으켜 하산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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