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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땅 금호의 꽃 이야기

누운주름잎꽃과 불쌍한 소녀 Jeanny


아마도 지난번에 얘기했던 수박풀을 다시 찾은 그날 이었을 겁니다.
어인봉에 올라가 이미 채집을 했던 꽃이지만 이 꽃, 저 꽃을 담으면서 돌아다니다가 늦으막히 내려오는데 풀밭도 아닌 길가의 맨땅 위에 처음 보는 연한 보라색 꽃 몇 개가 눈에 들어 옵니다.
습관적으로 몇 컷을 담았지만 수박꽃을 다시 찾은 기쁨에서 인지 처음 보는 꽃을 찾았는데도 이 꽃에 대한 존재는 나의 관심은 별로 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 만나는 꽃이었는데도 정리도 안한 상태로 잊고 있었으니까요.
한참이 지난 후 휴대용 하드 드라이브에 담겨 있던 꽃을 정리하다가 이 꽃을 보았을 때 이렇게 예쁜 꽃인데도 불구하고 이 꽃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었습니다.
사진에 남아 있는 촬영 날자를 보고 그날 같이 담은 꽃을 더듬어 겨우 이 꽃에 대한 긴가 민가한 기억을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모두 다섯 컷의 사진을 담았는데 다행히 사진의 상태가 괜찮네요.
이리 보고 저리 보며 관심과 여유를 갖고 자세히 꽃을 살핍니다.
수박풀꽃같이 딱 와 닿은 느낌은 덜하지만 나름대로 청순하고 맑은 모습의 꽃입니다.
그런데 청순하고 맑은 모습이지만 풀밭이 아닌 맨땅에 피어서 그런지 어두운 그림자가 엿보이고 또 어떻게 보면 나이에 맞지 않게 되바라진 모습도 보이네요.
도발적으로 아래 입시울을 도톰하게 내밀고 거기에 애교스럽다기 보다는 세련되지 못하게 촌스런 노란색 루즈를 살짝 바른 모습이 유흥가에 처음 나온 앳된 가출소녀를 연상하게 합니다.
더욱이 살짝 벌린 입시울 사이로 슬쩍 깊은 속살도 비추네요.
아마도 색시함을 나타내려 한 것 같은데.. 그러나 채 숨기지 못하여 언뜻 보이는 보송 보송한 앳된 솜털이 색시함 보다는 풋내를 풍기고 있어 더 안쓰러워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꽃은 풀밭을 떠나 버려진 맨땅에서 겨우 꽃을 피어 있는데 저를 담아온 나한테도 관심을 못 받고 한동안 버려졌던 거네요.

“누운주름잎”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 꽃의 잎사귀에는 주름이 없는데도 “주름잎”이라고 한 것은 일부러 도발적으로 보이려고 아랫 입시울을 내밀다 보니 생긴 꽃잎의 도톰한 주름 때문에 붙인 이름 같구요.
“누운”이라는 수식어는 왜 붙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억측을 해보면 아마도 이 풀이 낮게 땅에 붙어 자라기 때문에 붙인 것 같은데 제대로 못 먹어 자라지 못한 것 같아 “누운”이라는 수식어가 가출소녀의 이미지와 더욱 가깝게 하는 것 같네요.

이 꽃을 발견한 것은 북쪽지방의 추석 무렵(사진을 보니 9월12일)의 맨땅 위인데 관련 자료에는 5~7월에 경남, 충남지역의 습지에서 서식한다고 기술 되어있습니다.

몸을 파는 불쌍한 소녀 Jeanny를 들어봅니다.

(마침 어느분이 독일어 부분을 번역해 놓은 것을 발견하여 옮겨 놨습니다.)

Jeanny-Falco

Jeanny, komm, come on 지니, 이리와, 어서
Steh auf, bitte 제발, 일어나렴
Du wirst ganz na
ß
완전히 젖게 되잖아
Schon sp
a
t, komm 벌써 늦었어, 어서
Wir m
u
ssen weg hier 우린 여기서 벗어나야 해
Raus aus dem Wald 숲밖으로 나가자
Verstehst Du nicht? 알아듣지 못하는 거니?

Wo ist Dein Schuh 네 신발은 어디 있지
Du hast ihn verloren, 내가 네게 길을 가르쳐줘야 했을때
Als ich Dir den Weg zeigen mu
ß
te 너는 그걸 잊어버렸구나
Wer hat verloren? 누가 잊어버린거지?
Du, Dich? 네가, 너를?
Ich,
mich
? 내가, 나를?
Oder 혹은, 어쩌면
Oder wir uns? 우리가 우리를?

Jeanny, quit livin' on dreams
Jeanny, life is not what it seems
Such a lonely little girl in a cold, cold world
There's someone who needs you
Jeanny, quit livin' on dreams
Jeanny, life is not what it seems
You're lost in the night
Don't wanna struggle and fight
There's someone who needs you

Es ist kalt 춥구나
Wir m
u
ssen weg hier, 우린 여기서 사라져야 해
Komm. 이리 와
Dein Lippenstift ist verwischt 립스틱이 지워졌구나
Du hast ihn gekauft und 니가 그걸 살때
Und ich habe es gesehen 내가 그걸 보았었지
Zuviel Rot auf deinen Lippen 너의 입술은 너무나 붉었고
Und du hast gesagt "mach mich nicht an" 넌 말했었지, "날 건드리지마"
Aber du warst durschaut. 하지만 넌 간파되었던 거야
Augen sagen mehr als Worte 눈이 말보다 많은 걸 말해주지
Du brauchst mich doch, hmmmh? 너도 내가 필요했어, 그렇지?
Alle wissen, da
ß
wir zusammen sind 모든 사람이 우리가 함께 있다는걸 알지
Ab heute 오늘부터
Jetzt h
o
r ich sie! 이제 그들이 오는 소리가 들려!
Sie kommen! 그들이 온다
Sie kommen Dich zu holen. 그들이 널 데려가려고 오고 있어
Sie werden Dich nicht finden. 그들은 널 찾지 못하게 될 거야
Niemand wird dich finden!! 아무도 널 찾지 못할 걸!
Du bist bei mir. 넌 내 곁에 있어

Jeanny, quit livin' on dreams
Jeanny, life is not what it seems
Such a lonely little girl in a cold, cold world
There's someone who needs you
Jeanny, quit livin' on dreams
Jeanny, life is not what it seems
You're lost in the night
Don't wanna struggle and fight
There's someone who needs you


Newsflash:
In den letzen Monaten ist die Zahl
Der vermi
ß
ten Personen dramatisch angestiegen
Die j
ungste Vero
ffentlichung der lokalen Polizei-
Beh
o
rde berichtet von einem weiteren tragischen Fall.
Es handelt sich um ein neunzehnj
ahriges Ma
dchen,
Das zuletzt vor vierzehn Tagen gesehen wurde.
Die Polizei schlie
ßt die Mochligkeit nicht aus, daß
es
sich hier um ein Verbrechen handelt.
뉴스플래쉬 :
지난 달에는 실종된 사람들의 숫자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가장 최근 지방 경찰당국은 좀더 비극적인 한 사건을 보고했습니다
그 사건은 14일전 마지막으로 목격되었던 한 19살 소녀에 관한 것입니다
경찰은 여기에 어떤 범죄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발 물러 세상보기, 왠지 버림받은 꽃으로 연상되는 누운주름잎을 살펴 보았습니다.
040208 강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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