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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땅 금호의 꽃 이야기

구릿대......

6월 초순쯤입니다.

그날은 금호지구에 대마초 소탕을 하는 특별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훤한 백주대낮에 왠 대마초 타령?


2~30년 전쯤 우리나라에 중동건설 붐이 불었던 때가 있었답니다.

많은 우리의 근로자, 건설기능공들이 식구들 모두 떼어 놓고 머나먼 열사의 나라로 외화벌이를 나갔는데……

목돈을 만들어 올 수 있었던지 서로 나가려고 금품공세를 펴기도 했다고 하구요.

보통 1년 계약을 하고 나가는데 귀국했다가 다시 나가려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고 또 1년이 넘어 연장근무를 하면 보수도 많이 받게 되니까 몇 년을 가족과 떨어져 있는 분들도 있었고요.

그 후유증으로 남아있는 안식구들 상대로 돈을 빼앗고 가정까지 깨버리는 파렴치한 놈들도 있었답니다.

금호지구에는 그 시대처럼우즈베키스탄의 많은 단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들도 그 시대의 우리처럼 고향에 있는 가족, 연인, 친구가 얼마나 보고 싶겠습니까?

그 후유증인지 대부분이 이슬람교인 이들 중에도 술을 마시는 사람도 생기고 안주로 삼겹살까지 즐기는 사람까지 가끔 눈에 띕니다.

거기에다 한술 더 떠 주변 여기저기에 자라고 있는 야생 대마초의 새순을 따다 말려 이를 즐기는가 봅니다.

물론 적발되면 바로 강제출국이지만요.

내 상식으론 전혀 이해를 할 수 없는 일이 여기서는 벌어지고 있는 것이죠.

수백 명이 Camp생활을 하고 있으니 이를 단속하기가 어려워 궁여지책으로 대마초 박멸작전을 펴게 된 거구요.

이유야 어떻든 업무와 관계없는 특별야외행사를 하니 기분이 슬그머니 들뜨기도 합니다.

어떤 직원은 한 아름을 뽑아와서 자랑을 하는데 대마초가 아닌 엉뚱한 풀이고요.

뽑은 대마초를 한쪽에 모아 놓고 풀밭에 둘러앉아 시원하게 잘 구워진 깡통맥주로 목을 축이는데 이 또한 각별한 맛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하얀 꽃송이를 머리에 인 모습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큰 줄기를 감싸 안고 가지를 친 모양이 마담 차탈레이의 산지기의 역동적인 근육을 연상시키는데 머리에 이고 있는 꽃은 아주 섬세한 모습입니다.

작은 꽃들로 이루어진 꽃송이는 잡티 없는 흰색으로 정숙하고 순결한 분위기입니다.

몇 컷을 사진기에 담아 놓습니다.

구릿대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꽃이랍니다.

이 도감, 저 도감을 뒤져 보니 구린 냄새가 나서 그런 이름으로 불린다고 설명을 해놓은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가까이 가서 냄새를 맡아보지 않아 확인은 못했지만 그 정숙하고 순결한 모습의 꽃에서 좋은 꽃 향기가 아닌 그런 냄새가 난다니……

절대 금기인 돼지고기, 음주 및 대마초를 하는 이슬람교도처럼이 구릿대라는 이름도 꽃 모양과는 어울리지 않는 뭔가가 생경스럽기만 합니다.

엮겨운 냄새가 나지만 과일의 여왕으로 불리는 두리안처럼 너무 향기가 짙어 구린내가 나는 것은 아닌지..

부서지고 망가진 그들의 육체와 영혼이 하느님의 크나 큰 은총으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기를 바라면서 노래를 들어 봅니다.

Amazing grace

(NanaMouskouri)

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That saved a wretch like me
I once was lost, but now I`m found
Was blind, but now I see.

`Twas grace that taught my heart to fear
And grace my fears relieved
How precious did that grace appear
The hour I first believed.

Through many dangers, toils and snares
I have already come
`Tis grace that brought me safe thus far
And grace will lead me home.

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That saved a wretch like me
I once was lost, but now I`m found
Was blind, but now I see.

한발 물러 세상보기…… 구릿대와 함께 했습니다. 041004 Kangjinee.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