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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돌이

땅끝, 땅끝!!! (050606)

2005년 6월 5일 밤에 해남에 도착, 여장을 풀고 인근 삼겹살 집에서 저녁을 하며 잎새주 (그 전에는 이 동네에서는 잎새가 단풍처럼 다섯개로 갈라 졌다고 '오잎주'라고 불렀었지요)를 곁드리는데 아주 꿀맛입니다.
음식이 맛있는건지, 아님 배가 고픈건지?

<땅끝부두의 등대>
새벽같이 일어나 행장을 수습하여 땅끝으로 떠납니다.
언뜻 보이는 이정표에 땅끝까지는 40km로 나와 있는데 구름과 안개가 많이 끼어서 해는 못 볼 것 같구요.

<땅끝전망대>
땅끝의 사자봉(122m) 전망대 주차장에는 벌써 차들이 꽉 차 있어 주차공간을 찾기가 어렵네요.
주차를 시키고 전망대를 바라보니 안개에 가려 어슴프레 한데 시계를 보니 날씨가 맑았더라도 시간이 늦어 해맞이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를 하고 사자봉을 올라갑니다.
아직은 너무 일러 전망대 관리요원은 나오지 않았고 사진 몇 컷을 담고 안개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이쪽 저쪽을 둘러보고는 산을 내려 옵니다.

<형제섬>
선착장으로 내려와 보길도 들어가는 배시간을 알아보고 주변을 둘러 보는데 옛날에 보았던 것과는 뭔가 느낌이 틀리네요.
예전에는 물이 꽉 들어찼을 때라 선착장 앞에 형제처럼 나란히 있는 섬들도 물에 떠 있었는데 지금은 물이 빠져 뭔가 허전합니다.


<기념사진>
오래전에 뒤에 보이는두 개의 바위를주재로 사진을 담아거실벽에걸어 놓았었는데 여러 사람들이 어디냐고 궁굼해 했었습니다.
그 때는 지금처럼 땅끝이 별로 알려 지지 않아 아주 힘들게 설명을 했었고요.
썰물 때라 그런지 바위 아랫부분에바닷물이없어서옛날 분위기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땅끝탑>
땅끝에 왔는데 땅끝탑을 만나지 않으면 백번 서운할 것 같아 길을 따라 땅끝탑을 찾아 갑니다.
가는 길 따라 여러가지 꽃들이 피어 있어 발걸음을 더디게 하지만 신이 납니다.
탑은 높은데 이를 배경으로 담을 만한 촬영공간이 없어 부득이 계단으로 올라와 한 컷을 담고요.
남들은 여기에 오면 가슴이 벅차다는데 특별한 느낌은 없고 다만 육지의 남단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데 너무 감정이 메마른 것은 아닌지?
땅끝탑에 새겨있는 詩라도 옮겨 봅니다.
이 곳은
우리나라 맨끝의 땅
葛頭里(갈두리) 獅子峯(사자봉) 땅끝에 서서
길손이여
土末(토말)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게
먼 섬 자락에 아슬한
魚龍島(어룡도), 白日島(백일도), 黑日島(흑일도), 塘仁島(당인도)까지
長久島(장구도), 甫吉島(보길도), 蘆花島(노화도), 漢拏山(한라산)까지
水墨(수묵)처럼 스며가는 情(정)
한 가슴 벅찬 마음 먼 발치로
白頭(백두)에서 土末(토말)까지 손을 흔들게
수천년 지켜온 땅끝에 서서
수만년 지켜갈 땅끝에 서서
꽃밭에 바람일 듯 손을 흔들 게
마음에 묻힌 생각
하늘에 바람에 띄워 보내게

<외로운 섬>
땅끝탑 너머로 조그만 섬이 하나 보이는데 좀 외롭습니다.
날씨가 맑으면 저쪽 뒤로도 많은 섬들이 보여 외롭지 않을 텐데.
다시 돌아와 식당을 들어 가는데 별로 땡기지 않아해장국 하나로 두사람씩 떼웁니다.
어제 저녁에 잎새주가 너무 심했나......

<땅끝마을>
보길도로 가는 카페리에 오릅니다.
멀어져 가는 땅끝마을을 하나 담구요.

<땅끝전망대 원경>
날씨가 좋지 않아 시계는 좋지 않지만 멀어져 가는 사자봉과 그 머리에 있는 땅끝전망대도 한 컷 담았봅니다.

kangjinee......^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