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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땅 금호의 꽃 이야기

달맞이꽃



달맞이꽃 -이용복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됬나, 달 밝은 밤이 되면 홀로 피어
쓸쓸히 쓸쓸히 시들어 가는, 그 이름 달맞이 꽃
아~ 아~ 서산에 달님도 기울어
새하얀 달빛아래 고개 숙인, 네 모습 애처롭구나

오래된 거지만 그때 이 노래를 들으면서도 달맞이 꽃이 어떤 건지를 몰랐습니다.
사실은 그때만 몰랐던 것이 아니고 계속 모르다가 작년 초여름에야 비로소 달맞이 꽃을 보았네요.
작년 5월부터 북쪽의 야생화를 담으러 다녔는데 하루는 노란색의 꽃이 눈에 들어오는데 못 보던 꽃입니다.
꽃을 찾으러 다니는데 새로운 꽃을 만난 기쁨, 말 할 것도 없지요.
꽃에 문외한이지만 꽃의 균형이 잘 잡혀있고 밝은 노란색이 보기 좋습니다.
카메라에 담아 사무실에 가서 직원들에게 보여주니 그거이 달맞이 꽃이랍니다.

사전적 의미를 찾아 봅니다.
Empas 국어사전: ~전략~ 여름 저녁에 노란 꽃이 잎겨드랑이에 한 송이씩 피어서 아침에는 시듦.
정소프트 피시딕: 바늘꽃과의 두해살이 풀,높이는 60-100cm로 7월에 노란 꽃이 밤에만 핌
한컴사전: 7월에 크고 노란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밤에만 피고, 달걀 모양의 삭과(朔果)는 네모지고 익은 후에 네 갈래로 갈라진다.
Emapas 백과사전:~전략~ 꽃은 7월에 노란 색으로 피고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리며 지름이 2∼3cm이고 저녁에 피었다가 아침에 시든다. ~중략~ 꽃말은 기다림’이다.

아~! 그러내요.
달맞이꽃은 밤에 피는 꽃이라는 얘기네요.
그리고 영어사전을 뒤적여 이름을 보니 Primrose인데 어원이 ‘최조의 장미’를 합성한 것이고 prim을 찾아보니‘세침떼기'나 '단정한 모습'등 이런 것을 의미하고 있네요.
그랬구나.. 이거이 그 노래에 나오는 달맞이 꽃이구나 하며 기억이 잘나지 않지만 노랫말을 흥얼거려 봅니다.

~달밝은 밤에 홀로피어.. 쓸쓸히 시들어 가는~

그런데 이꽃의 생태를 자세히 관찰해 보니 꼭 저녁에 피었다 아침에 시드는 것이 아니고 한 그루에서 지속적으로 피고지고를 반복하는데 홀로 사는게 아니고 군락지를 형성하며 살고 있네요.
그리고 꽃이 피었다가 바로 지는게 아니고 며칠씩 가구요.

노랫말이나 사전적 의미, 그리고 꽃말을 보면 가냘프고 청초한 청순가련형의 꽃이 연상되지요?
꽃을 자세히 봅니다.
낮에 찍은 모양(Box안 사진)은 그냥 예쁘다고 표현이 되는 데 밤에 찍은 꽃의 모양은 아주 풍만하고 꽃잎 끝부분이 안쪽으로 살짝 말려있어 수줍은 듯 하면서도 요염함이 흐르네요.
꽃의 색을 볼까요?
낮의 꽃과는 달리 밤에 담은 꽃은 카메라의 불빛 때문인지 색조가 아주 농밀한 것이 밤무대의 조명발이 잘 받도록 짙은 화장한 진열장 안의 여인이 연상 됩니다.

술자리에서 달맞이꽃을 화제로 이런 얘기를 했더니 한 사람이 웃으며 말합니다.
어렸을 때 자기 동네에서는 달맞이꽃을 낮에는 얌전한데 밤에는 술집색시 같다고 해서 기생꽃이라 불렀다고요.

어느날 멀리서 보니 붉은 색의 꽃도 보이고 간혹 하얀색의 꽃도 보이네요.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꽃이 시들면서 흰색이 되었다가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땅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데..(아니면 붉은색이 되었다가 흰색으로..)
기생꽃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죽어서도 얼굴관리를 하는 모양입니다.

한발 물러 세상보기, 오늘은 달맞이꽃을 보았습니다.

040111 Kangjinee

덧글:그 쪽은 공해가 거의 없는 곳이니 환경에 의한 돌연변이는 아닌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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