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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돌이

중국 황산5 (050709)

2005년 7월 9일, 천해의 해심정을 지나 오어봉으로 들어섭니다.
운무는 점점 더 짙어지고 강풍까지 동반하여 오늘의 일정의 어려움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오어봉에 오르니 절벽아래에서 몰아치는 세찬 강풍에 몸이 휘청거리며 숨쉬기도 어렵고 짙은 운무로 시계가 제로인데 더우기 안경에는 뿌옇게 김이 서립니다.
물고기위에 거북이 올라탄 형상의 바위의 형상을 했다고 해서 鰲魚峰인데 확인을 하지 못하고 얼른 바위봉우리 아래로 내려와 하산길로 합류합니다.
 

<오어봉 밑 전망대>
오어봉에서 내려오는 도중에 재미있는 통로를 만납니다.
수직으로 뚫은 동굴인데 계단을 나선형으로 만들어 빙빙 돌며 내려오도록 되어있습니다.
아래에 내려오니 전망대가 위치하고 있지만 눈에 들어오는것은 짙은 운무뿐...
아쉬운 마음에 전망대를 카메라에 담아 보는데 짙은 운무에 카메라 렌즈에 김이 서리고 너무 어두워서 안내판의 글씨도 식별이 안되네요.
이 전망대에서는 물고기위에 거북이 올라탄 형상의 오어타금구(鰲魚馱金龜)를 비롯한 비래석, 노승입정(老僧入定), 노서투유(老鼠偸油) 등의 비경을 조망할 수 있다는데... 쩝~

 

<백보운제>
구름속에 100개의 계단이라는 뜻인지?
전망대에서 백보운제로 올라가는데 세보지는 않았지만 밟고 올라가는 길 자체가 전부계단인데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산의 돌을 깍아 낸 자국이 보입니다.
 

<연화봉 등산로>
백보운제를 지나니 옥병루로 바로 내려가는 길과 연화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갈립니다.
여기서 일단 집합을 하여 나이 많으신 분들과 체력에 자신이 없는 여성분들은 안전을 고려하여 바로 옥병루로 가도록 하고 연화봉으로 오릅니다.
 

<연화봉 등산로>
연화봉은 높이 1864m로 황산의 주봉이며 연꽃을 닮았다고 해서 연화봉이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
백아령이나 광명정에서 연화봉을 조망하기가 좋다고 하는데 어제도 운무가 끼어 조망을 못했는데 직접 올라가는 오늘은 10m 앞도 잘 보이지 않은 악천후입니다.
다른 곳의 등산로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등산로는 암반을 깍아 계단과 동굴을 만들었고 어느곳에는 'U'자로 절벽을 파서 난간까지도 일체로 만들었네요.
그렇게 가공이 어려움 곳에는 절벽에 인공계단을 붙여서 통행을 하도록 되어 있고요.
 

<연화봉 올라가는 도중>
짙은 운무에다 안경에 김이서려 잘 보이지 않은데다 강풍까지 몰아치어 능선 쪽으로 나설 때마다 온 몸이 긴장이 됩니다.
바람에 짙은 안개가 한쪽으로 몰리면서 옆의 수려한 봉우리가 잠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연화봉정상>
연화봉 정상입니다.
몇사람이 들어서니 꽉차는 공간에 세찬 바람에 몸을 가누기가 힘듭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보이는건 뿌연 운무뿐이고...
 

<연화봉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하는데 장소가 좁아서 앵글잡기가 힘들고 카메라의 렌즈에 자꾸 김이서립니다.
카메라 렌즈의 김을 닦고 옹색한 자세로 사진을 담았습니다.
정상에 올라오면 정상酒도 한순배씩 돌리고 해야 하는데 악천후로 상황이 좋이 않아 서둘러 하산을 합니다.
하산길도 올라오는 길과 같이 인공으로 만든 길입니다.
중간쯤 내려오니 바람이 덜 부는 곳에 앉아 쉴만한 곳이 있어 잠시 간식을 들면서 천도봉 등산에 대해 의견을 나눕니다.
이런 악천후에 올라가는 것은 좋은데 남아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불안해 할까...?

 

<송객송>
연화봉을 내려와 옥병루로 향합니다.
옥병루 부근에 내려오니 10대 기송중의 하나라는 망객송이 맞아 주는데 너무 어두워 그림이 보이지 않습니다.
옥병루 앞에 역시 10대 기송이라는 송객송이 자리를 하고 있습니다.
옥병루를 떠나 연화봉으로 가는 산객들을 전송한다고 송객송이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

 
<옥병루빈관>

점심식사를 예약한 옥병루빈관에 도착하니 바로 내려온 일행이 자리를 잡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념으로 옥병루빈관을 카메라에 담아보지만 심한 운무로 그림이 뿌옇게 나옵니다.
주변의 경관은 물론 전혀 볼 수가 없고요.
점심식사를 하면서 일기 상태를 들어보니 심한 강풍으로 옥병루에서 자광각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운행이 중지되었다고 합니다.
기상상태가 좋이 않으니 천도봉 등산은 포기하고 바로 반산사를 거쳐 자광각코스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아울러 체력이 딸리는 사람들은 오후 늦게는 바람이 잔다고 하니까 기다렸다가 케이블카로 하산을 하기로 하고요.
 

<영객송>
10대기송중의 하나라는 영객송이 우리를 맞아 주는 것이 아니라 배웅을 합니다.
여기서 부터 자광각까지 6Km로 되어 있습니다.
영객송을 지나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가면 '천지'라는 연못이 나온다는데 안내판이 눈에 띄이지 않습니다.
찾아 가봤자 날씨가 이러니 뭐가 제대로 보이랴 하는 마음에 궂이 물어볼 마음도 없네요.
 

<봉래삼도>
세개의 봉우리가 모였다는 봉래삼도 입니다.
나중에 사진을 보니 오히려 이런 악천후에 담으니 신비감이 더하고요.
 

<금계규천문>
봉래삼도를 내려와 천도봉으로 가는 길을 아쉽게 바라보며 계속되는 계단길을 내려옵니다.
어느 부근에 오니 시야가 탁 트이는데 구름층에서 이제야 빠져나온 모양이네요.
고도를 확인해보니 해발 1500m부근입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옥병루를 향해 땀을 삐적삐적 흘리며 올라오고 있고요.
케이블카가 운행을 하지 않으니 자광각에서 부터 걸어 오는 사람들인가 봅니다.
반산사에 도착합니다.
옛날에는 사찰이 있었을 텐데 지금은 매점 등의 편의 시설로 사용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옆에 있는 바위에 노란 글씨로 계천문중공(鷄天聞中空)이라고 암각을 되어 있고 고개를 뒤로 젖여 반산사의 뒤 절벽을 올려보니 구름이 잔뜩 끼었는데 언뜻 구름이 흩어지며 닭의 므습을 한 바위형상이 들어 옵니다.
광학줌을 최대로(12X) 땡겨 담고나서 화질을 확인해보니 별로라 다시 담을려고 고개를 들어보니 구름속에 숨더니 다시는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 닭모양의 바위가 금계규천문(金鷄叫天門: 황금의 닭이 하늘문에서 운다)이라는 바위랍니다.
 

<가마>
이 황산의 곳곳에는 2인1조의 가마꾼들이 우리말로 몇 만원인가 가격을 부르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반산사에서 내려오는데 조그만 가마꾼이 엄청 뚱뚱한 현지인을 태우고 비틀거리며 어렵게 계단을 올라오더니 우리 앞에서 쉬고 있습니다.
항상 위트가 많은 박교수가 그걸 그냥 못 지나치고 기념사진 하나를 담습니다.
 

<나무 보호>
탐방로에서 10m 정도 위쪽에 나무하나가 있는데 그걸 보호하기 위하여 돌로 축대를 쌓아 받혀놓고 있습니다.
자연, 특히 나무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의 정성이 드러나 보입니다.
 

<입마봉>
말이 서있는 형상을 한 봉우리인가 본데 노란색 글자가 암각되어 있습니다.
글자의 크기가 엄청나고요.
저걸보니 금강산에 수없이 새겨져 있는 글씨가 연상되며 이들 체제의 산물이 아닌가 싶고요.
 

<자광각>
천도봉-옥병루-연화봉으로 이어지는 탐방로의 시작점인 자광각입니다.
여기도 절집이었던것 같은데 지금은 편의 시설로 씌이고 있는 모양이네요.
자광각에 도착하니 후미에 남아있던 일행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있습니다.
다행히 날씨가 호전되어 케이블카가 운행을 했던 모양입니다.
 

<자광각 매표소>
자광각 매표소인데 재미난것이 눈에 띕니다.
가운데에 서있는 자인데 그 옆에는 초록, 노랑, 붉은 색으로 구분이 되어 있고요.
초록색은 무료입장, 노란색은 아동표, 빨간색은 성인표를 의미하는데 우리나라처럼 나이로 구분하지 않고 키로 구분을 하는 모양입니다.
 

<옥병색도>
자광각까지는 대형버스의 진입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한참을 걸어 주차장을 내려옵니다.
내려오는 도중에 협곡사이로 옥병루에서 자광각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의 모습이 멀리보입니다.
이 케이블카는 한 카에 6명이 탑승을 하는데 스키장의 리프터 처럼 줄줄이 엮어서 운행을 하고 있습니다.
케이블카가 올라가는 그 위는 아직도 구름에 쌓여 있고요.
 

<천도봉>
인원을 확인하고 기다리던 버스에 탑승을 하면서 황산의 탐방일정은 막을 내립니다.
황산입구의 온천마을을 지나오는데 꼭대기가 구름에 가린 천도봉이 눈에 들어오네요.
아까는 저 아래까지 보이지 않더니 그사이에 구름이 많이 올라간 모양입니다.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에 저 그림이나마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황산을 둘러보며 그 웅장한 스케일과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의 아기자기한 모습, 그리고 방대한 탐방로 공사에 감탄과 찬사를 보냅니다만 천하제일의 명산이 되기에는 뭔가 미진한 것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걸 굳이 표현한다면 "산과의 정감 또는 교감"이라고 표현을 해야 하나요.
우리의 산은 어렵지만 한 발, 한 발 오르다 보면 산에 대한 어떤 교감을 느끼는데 이 황산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것 처럼 뭔가 편치 않은 느낌입니다.
어떤이는 금강산을 가기전에 이산을 와보고 금강산을 포기하였다고 하는데 산은 산마다 나름대로의 산격과 산품을 갖고 있는데, 어찌 이 산이 좋다고 다른산을 폄하하고 가보지도 않은 금강산을 악평을 하며 포기하는 것은 산객으로서는 자격이 없는것 같습니다.
명산이 드문 중국에 저런 산 하나를 보고 서하객이 "황산을 보고나면 오악도 시시하더라"라는 말을 했겠지만 나라 곳곳 어디에나 다양한 성격의 산들이 자리잡고 있는 우리나라의 산천경계를 한번 둘러 보았다면 "한국을 제외하고는"이라는 단서를 붙였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어느곳, 어느때나 생각나면 갈 수 있는 우리의 아름다운 산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kangjinee......^8^